광고에 다양성을 더하는 방법
광고에 다양성을 더하는 방법
  • 민윤재 기자
  • 승인 2022.09.19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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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간 장애인을 다룬 드라마와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대표적인 예로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있다. ‘장애 포용’은 미디어 속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장애 포용이란 장애가 도드라지지 않게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는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점차 확대되고 있는 개념이다. 장애 포용의 활성화는 장애인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장애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 어린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 미디어 안에서의 이러한 흐름은 광고에서도 이어진다.

 

2019년 델타항공의 프리미엄 좌석 ‘델타 컴포트 플러스’ 광고에는 의수를 착용한 모델이 등장한다. 의수는 포스터 이미지 아래쪽에 살짝 걸려 있으며, 광고를 자세히 보지 않고는 의수를 착용한 모델임을 알기 어렵다. 신발 브랜드 ‘크록스’도 의족을 착용한 모델을 기용했다. 광고는 크록스를 신은 모델이 걸어가는 이미지를 담고 있는데, 의족 착용에 대한 별다른 언급이 없다. 두 광고 모두 장애인 모델을 눈에 띄게 드러내지 않는다.

 

델타항공과 크록스 두 광고에는 불편한 의도가 없다. 장애인 모델을 강조함으로써 상업적 이득을 취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애인도 수많은 고객 중 한 명으로 대하며, 소비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다른 브랜드 광고에서도 휠체어를 탄 모델이나 다운증후군을 가진 모델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는 사회적 소수자 모델 기획사인 ‘지베디’가 운영되고 있다. 지베디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사회적 소수자 모델 시장을 개척하고 이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활동을 한다. 해외에서는 일회성 출연이 아닌, 장애인 개인이 직업 모델로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장애 포용이 익숙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광고는 아직 진정한 장애 포용과는 거리가 멀다. 실제 장애인의 사연이나 장애인 연기로 구성된 한국 광고들을 보면, 지나치게 감성에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러 통신사는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장애의 극복과 감동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를 이용한다. 물론 장애인이 겪는 일상적 불편함을 개선하는 기술들은 매우 필요하며, 기업 입장에서 이러한 기술을 마케팅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을 위한 기술임을 보이려는 의도가 꼭 감정적인 서사를 넣어 표현돼야 하는지는 의문이 들 수 있는 문제다.

 

장애인을 다룬 콘텐츠나 장애인이 모델로 참여한 광고 등은 이제 친숙한 풍경이 될 것이다. 이 같은 미디어 속 장애 포용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에 앞서 미디어에서 다양성을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의논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은 우리 사회의 일원이다. 앞으로 장애인이 평등한 주체로서 사회와 화합할 수 있도록 장애를 포용하는 광고가 많이 제작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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