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해외문화탐방 최우수팀 ‘行꾼 도시 여자들’을 만나다
[인터뷰] 해외문화탐방 최우수팀 ‘行꾼 도시 여자들’을 만나다
  • 윤채현 기자
  • 승인 2022.10.06 23: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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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는 올해부터 ‘해외문화탐방 지원 장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학생들이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와 사회를 탐방하며 생각의 폭을 넓히고, 글로벌 가대인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및 순례길을 100km 이상 완주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이후 자유롭게 해외문화탐방이 가능하다.

 

2022학년도 해외문화탐방 일정은 ▲장학금 신청 ▲심사 ▲선정 ▲1차 OT ▲발대식 ▲2차 OT ▲탐방 순으로 진행됐다. 1학기 종강일인 6월 21일부터 2학기 개강일인 8월 29일까지 총 27팀이 선발되어 스페인 순례길을 걸었다. 원종철 총장은 이들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나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세계 각국의 청년들과 교류하며 견문을 넓힐 수 있길 바란다”라며 응원의 말을 남겼다. 제1회 해외문화탐방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行꾼 도시여자들’ 팀의 박채은(국제·4), 이경민(국제·4), 김다움(심리·4)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行꾼 도시여자들 포스터
行꾼 도시여자들 포스터

Q1. 해외문화탐방을 지원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박채은: 대학 생활 중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장학금 제도를 공지사항에서 확인하게 되어 신청했습니다.

이경민: 대학 졸업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걱정이 컸습니다. 남은 대학 생활을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우고 싶어 지원하게 됐습니다.

김다움: 환기가 필요했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간절한 힘든 시기였는데, 마음의 짐을 툴툴 털고 새로이 출발하고 싶어 신청했습니다.

 

Q2. 해외문화탐방에 선정된 후, 가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박채은: 순례길을 걷기 위해서는 체력 단련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 각자 체력훈련을 했습니다. 다 같이 서울 둘레길 4코스, 총 15km를 걸으며 자신의 체력적 한계에 대해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팀원들과 걸을 순례길, 숙소, 교통 등을 미리 알아봄으로써 시간과 돈을 아꼈습니다. 팀원들과 각자 사는 지역이 달라 비대면으로 ‘노션’이라는 플랫폼을 사용해 일정과 해야 할 것들을 미리 정리하며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Q3. 해외문화탐방에 간 후 전체적인 일정이 어떻게 되셨나요?

박채은: 두바이를 거쳐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서 2박 3일, 포르투에서 3박 4일 여행 후 11일간 포르투갈 순례길 280km를 걸었습니다. 이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11박 12일간 여행했습니다. 두바이를 거쳐 돌아올 때 하루 정도 관광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좌측부터 박채은(국제·4), 이경민(국제·4), 김다움(심리·4)
좌측부터 박채은(국제·4), 이경민(국제·4), 김다움(심리·4)

Q4. 해외문화탐방 중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나요?

박채은: 순례길은 새벽부터 걷게 되는데, 새벽 4시에 어둠 속에서 일찍 출발하는 게 위험해서 심적으로 조금 힘들었습니다. 해안길이다 보니 어둠 속에서 걷다가 절벽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경민: 발목이 원래 좋지 않았는데, 순례길 3일차에 자갈길과 돌길을 만나면서 발목을 무리해 걷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때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데도 보폭에 맞춰 함께 걸어준 팀원들 덕분에 산티아고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김다움; 이번 여름은 스페인이 기록적인 폭염을 겪은 해라고 합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더위와 가방의 무게, 발목과 무릎의 통증으로 힘들었습니다. 또한,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히게 되면서 평소에는 잘 감추고 있던 나의 본모습이 나와서 이를 마주하는 게 당황스러웠습니다.

 

Q5. 해외문화탐방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박채은: 사람의 정과 따뜻함을 느꼈을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부엔까미노*’라는 말 한마디에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경민: 저도 고맙고 그리운 순례자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호천사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인도 아저씨, 포르투갈의 마이클 아저씨, 휠체어를 타고 산티아고로 향하는 호세와 그의 친구 라울, 독일의 8살 소녀 등 다양한 순례자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엔까미노*’, ‘아니모**’ 와 같은 응원 인사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김다움: 순례길을 걷다 대책 없이 바다에 빠졌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영복을 갈아입을 곳이 여의찮아 속옷만 입고 놀았습니다. 유치원 이후로 속옷 바람으로 무얼 한 기억이 없어서 더 신나고 대단한 걸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세상의 괜찮은 것들을 찾아 모을 수 있는 게 여행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엔까미노(Buen Camino): 좋은 길 되세요.
**아니모(animo): 힘내세요.

 

Q6. 마지막으로 2023년 해외문화탐방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채은: 저희는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취업을 준비하는 시기에 순례길을 다녀왔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노력한 시간과 추억들은 자신감으로 남게 될 것이고,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과 단단함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할까 말까 고민하고 있다면 하세요(웃음).

이경민: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 생활 이상의 것들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귀국 후 삶의 활력을 찾으면서 성장할 수 있었고, 새로운 도전에 겁내지 않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활기찬 대학 생활을 경험하고 싶으신 학우분들께 신청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김다움: 4학년 여름방학을 긴 여행에 할애하기로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해야 할 것 같은 것들도 많았고, 실제로 해야 할 것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내려놓아야 할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무언가에 몰입하면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를 조금 더 멀리서 보고 싶다면 과감하게 떠나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원종철 총장은 개강 미사에서 “올해 처음 진행한 내용을 토대로 좀 더 보강하고 개선하여 순례를 떠나기 전 계획을 수립할 시간을 충분히 마련하도록 하겠다”며, “아직 가보지 못한 학생들도 도전해볼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3년도 해외문화탐방 장학생은 올해 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싶거나, 나를 조금 더 멀리서 보고 싶다면 해외문화탐방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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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2022-10-07 16:59:53
4학년 여름방학에 쉽지 않았을 텐데 도전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저도 나중에 해당 프로그램에 도전해보고 싶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