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학군단(ROTC) 지원율 하락, 이대로 괜찮은가?
육군 학군단(ROTC) 지원율 하락, 이대로 괜찮은가?
  • 최서현 수습기자
  • 승인 2022.11.0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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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부터 진행됐던 2022년 육군 학군사관후보생 63·64기 모집에서 학생군사교육단(이하 학군단) 지원서 접수 기간을 예정보다 한 달 가량 연장했다. 매년 지원율 하락세로 곤란을 겪었던 학군단은 올해도 문제를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다. ‘ROTC*’로 잘 알려진 학군사관후보생 제도는 육군 초급 장교 배출을 위해 1961년 처음 도입됐다. 학군사관후보생은 학군단이 설치된 대학의 1·2학년을 대상으로 선발된다. 이들은 3~4학년 동안 학업과 군사교육을 병행한 뒤, 졸업 후 육군 소위로 임관하여 28개월간 의무 복무하게 된다.

*ROTC: Reserve Officers Training Corps의 약자

 

과거 학군단은 남학생 사이에서 인기 있는 병역의무 이행의 수단 중 하나였다. 여러 기업체에서는 학군장교 출신 전역자를 대상으로 특별 채용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따라서 의무 복무를 마친 뒤 수월하게 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또한 일반 병사로 복무했을 때보다 지휘자의 위치에서 비교적 편리한 근무 환경과 복지 혜택 등을 누릴 수 있고, 학군단 과정으로 임관 시 병역의 의무 복무 기간**이 가장 짧다는 것도 그 이유였다.

**복무 기간: 학군단(28개월), 육군사관학교(10년), 육군3사관학교(6년), 학사장교(3년)

 

그러나 현재 학군단은 지원자가 부족해 결원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육군 학군단의 모집 경쟁률 추이는 다음과 같다. 국방부의 ‘2021 국방통계연보’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15년 4.8:1에서 올해 2.4:1까지 매년 하락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후보생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임관하는 학군장교의 수도 2020년 3,971명, 2021년 3,739명, 2022년 3,561명으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지속적인 지원율 하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병사 복무기간 단축이 거론된다. 병사 복무기간은 1968년 36개월에서 점차 단축되어 현재 육군 기준 18개월이다. 하지만 학군장교의 경우, 1963년 24개월에서 1968년 28개월로 연장된 뒤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통계연보에 덧붙인 설명자료에서 “2018년 이후 복무기간 단축 및 청년 인구 감소 등에 따라 경쟁률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다수 기업체의 장교 전역자 특별 채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학군장교 대부분이 의무 복무만을 마치고 전역한다는 것을 고려해볼 때, 사회 진출이 늦어진다는 사실은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군사훈련을 병행하는 3~4학년 기간 자유로운 캠퍼스 생활에 제한이 생기는 것 또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철저한 두발 및 복장 규정을 지켜야 하고 방학 기간 중 군사 훈련을 진행하다 보니 대학 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는 것이다.

 

학군단 지원율 하락은 학군단 운영 자체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문제도 있지만, 학군사관후보생의 수준 저하와 육군 초급 장교 전체에 공백이 생길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에서는 장교에 대한 단기 복무 장려금을 기존 400만 원에서 600만 원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결정하기도 했다. 더불어 현 정부가 내세웠던 공약인 학군장교의 의무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내용이 다시금 조명받고 있어 정부의 대응 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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