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마약 범죄 급증
청소년 마약 범죄 급증
  • 강미주 수습기자
  • 승인 2022.11.1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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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ㆍSNS를 기반으로 확산… 관련 대책 필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에서 인터넷 SNS를 기반으로 청소년 사이에서 마약 유통・복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검찰청 9월 마약류 월간동향'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적발된 청소년 마약사범의 수는 356명에 달하지만, 이에 대한 실태조사는 미미해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마약을 △약물 사용의 욕구가 강제에 이를 정도로 강하고(의존성) △사용 약물의 양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내성) △사용 중지 시 온몸에 견디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며(금단증상) △개인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사회에도 해를 끼치는 약물로 정의한다. 현행법상 마약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향정), 대마 세 가지로 분류한다. 마약이란 양귀비, 아편 등 전통적인 마약이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오남용하면 인체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는 약물 또는 물질로, 환각제와 각성제, 진정제 등이 포함된다.

마약은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의존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쉽게 조절력을 잃게 된다. 또한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형을 일으키는데, 특히 뇌가 성숙하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손상 정도가 심하다. 이런 약물적 특성으로 청소년 마약류 남용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빠른 중독으로 약한 물질에서 강한 물질로 넘어가기 쉽다.
둘째, 현실 판단 능력 저하와 통제력 부족으로 폭행, 비행 등 이차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셋째, 신체적으로 성장기여서 성인병, 정신질환 등 각종 질환 발병 우려가 높다.
넷째, 인지능력 저하로 학습 부진, 합리적인 사고 부족으로 자기 비하, 삶의 무의미함 경험, 자살 시도 등 심리적인 혼란을 쉽게 느낀다.

 

2021년 발간된 검찰의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19년 16,044명, 2020년 18,050명, 2021년 16,153명으로, 3년 연속 16,000명을 넘겼다. 인터넷톁NS의 확산으로 이전에 마약을 접한 경험이 없던 일반인들의 마약 접근성이 좋아졌다. 마약 뿐만 아니라 기타 유해화학물질까지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특히 온라인 환경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물건을 거래하는 데 익숙한 청소년은 단순 호기심과 유혹으로 마약에 쉽게 빠질 수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마약류 사범의 범죄 원인별 점유율은 호기심과 유혹이 전체 29.3%를 차지했다.

년에는 청소년 적발 인원이 450명으로 전년(313명) 대비 43.8% 증가했다. 청소년 마약류별 현황을 살펴보면 마약이 196명, 향정신성의약품 192명, 대마류 62명으로 마약류와 향정신성의약품의 비율이 높다. 대검찰청 등 정부 기관에서는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은 약 10배로 간주한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이 2019년 발표한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 측정에 관한 질적 연구'에 따르면 관련 전문가들이 예측한 우리나라 마약류 범죄의 암수율은 28.57배이다. 청소년 마약 사건의 경우 자녀의 미래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드러내길 꺼려해 암수율이 이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암수율: 드러나지 않은 범죄의 비율

이렇듯 청소년 마약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마약 청정국이라는 인식 때문에 예방대책과 대응이 아직 미흡하다. 교육적 측면에서 볼 때 학교는 청소년 마약을 비행의 일종으로 생각해 정학, 전학, 근신 등 처벌을 통해 학교 밖으로 몰아내어 관리를 어렵게 한다. 또한 아직 학교 현장에서는 음주와 흡연 위주 예방 교육만이 이루어지고 있어 효과적인 예방책이 부재하다.

국내 마약 감시 및 단속은 단일기관에서 하지 않고 전국 지방청 및 경찰서에 '마약수사전담반'과 대검찰청 반부패ᄋ강력부에 마약과를 두고 있다. 따라서 복수의 정부 기관에 의한 단편적 관리, 순환보직으로 인한 전문성 결여, 공조 수사 등으로 절차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국가마약통제정책실(ONDCP), 국가마약정보센터(NDIC), 마약수사청(DEA)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약물남용대책추진본부를 비롯해, 경시청, 후생노동성 등에서 관련 업무를 처리해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청소년은 마약으로 인한 영구적인 신체적 손상 정도와 충동성 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한 중독이 성인보다 심각하다. 또한 사후관리를 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십 대, 이십 대를 학습이 아니라 중독 치료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청소년 마약 범죄는 일차적으로는 가정에서, 이차적으로는 학교 및 교육시설에서 유기적인 관리를 제공하면 예방할 수 있으니 지역사회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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