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살아난 추억의 사이트 그리고 레트로의 새로운 부활
다시 살아난 추억의 사이트 그리고 레트로의 새로운 부활
  • 민윤재 기자
  • 승인 2022.11.24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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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유행은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개구리 중사 케로로’ 빵, ‘Y2K*’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되고 있다. 특히, 레트로 인기에 힘입어 유행이 지나 잊힌 사이트들이 복구되거나 재출시되는 일도 생겼다. ‘싸이월드’와 ‘퍼피레드’가 그 주인공이다.

*Y2K: Y는 연도(year), K는 1000을 뜻하는 킬로(kilo)를 의미하며, 연도를 마지막 두 자릿수만 인식했던 당시 컴퓨터가 1900년과 2000년을 혼동하게 되며 일어나는 ‘컴퓨터 2000년 연도 표기 문제’를 이르는 용어

 

싸이월드 홈페이지 화면
싸이월드 홈페이지 화면

3040 세대의 추억이 담긴 ‘싸이월드’

싸이월드는 ‘사이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통의 공간’이라는 의미로, 2000년대를 상징하는 SNS다. 이는 지금의 인스타그램, 메타(舊 페이스북) 등 인기 SNS만큼 높은 대중성을 자랑했지만 경영권 이슈로 사실상 서비스를 종료하고 폐업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올해 4월, 애플리케이션 버전과 함께 서버 복구 소식을 전했다. 특히 사진첩 복원은 화제의 중심이었다. 싸이월드 측은 “170억 장의 사진과 1억 6000만 개의 동영상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는데, 예전 추억을 반기는 이들과 지우고 싶은 이들이 나뉘어 갑론을박이 일기도 했다.

 

한편, 싸이월드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도구로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싸이월드 측은 정식 재오픈 기념으로 아티스트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를 펼친다고 밝혔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기존 유저인 3040 연령층뿐만 아니라 1020 연령층을 겨냥하기 위해 MZ 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과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그 첫 번째 주자로 여성 솔로 아티스트 조유리가 선정됐다. 조유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오픈한지 3일 만에 5천여 명의 팬들과 일촌을 맺고 일평균 방문자 수 5만 명 이상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다.

 

퍼피레드 홈페이지 화면
퍼피레드 홈페이지 화면

이용자들의 사랑으로 부활한 ‘퍼피레드’

2000년도 초에 출시된 아바타 육성 커뮤니티 게임인 퍼피레드는 당시 300만 명 이상의 회원 수를 거느렸던 인기 게임이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모바일 게임의 성장세를 이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몇몇 이용자들은 네이버 블로그‧카페, 네이트판 등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청원서를 공유하고 ‘퍼피레드 부활 운동’을 전개했다. 2019년 9월 기준 1만 명 이상이 부활 운동 청원서에 서명했다. 또한 이들은 퍼피레드 모바일 버전의 개발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으며, 목표금액의 126%인 약 2,500만 원이 모금되기도 했다. 추억의 게임이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다시금 부활한 셈이다.

 

퍼피레드는 많은 이용자들의 도움으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3D 메타버스로 탈바꿈했다. 과거 PC 버전에서 보여준 기능들을 2022년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미니 파크 꾸미기, 시그니처 기능인 아바타 코디, 역할놀이 등 기존 인기 기능은 물론이고 메타버스 도입과 함께 더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작됐다.

 

대중들이 레트로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대부터 50대는 포켓몬스터, 게임 등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세대”라며, “이들 모두 코로나19 등으로 불안과 우울을 겪다 보니 과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돼 비슷한 시기의 2000년대 콘텐츠가 유행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구혜경 교수는 문화저널 맥 인터뷰 기사에서 “MZ 세대에게 레트로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재치 있는’ 스타일”이라며, “이들에게는 지금 유행하는 레트로 스타일에 대한 향수가 없지만,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것을 비트는 데서 오는 쾌감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레트로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으로,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스타일과 감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특히,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인 뉴트로의 부상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문화를 변용하는 신세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레트로의 유행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예전 감성이 있는 그대로 재현되기보다 새로운 트렌드가 가미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 흐름을 이어가 기성세대의 추억과 신세대의 새로운 기술이 어우러진 합작품이 늘어나고, 이것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에 지친 세대들에게 위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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