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비대면 의료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비대면 의료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 강미주 수습기자
  • 승인 2023.01.10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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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 메타버스의 현주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네이버제트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최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페토는 2022년 기준 글로벌 가입자 3억 4,000명, 크리에이터 283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거래액이 300억 원을 넘어섰다. 걸그룹 ‘블랙핑크’는 제페토 플랫폼에서 가상 팬사인회를 개최해 글로벌 팬 4,600만 명의 참여를 이끌었다. BTS는 지난 10월 열린 부산 콘서트를 제페토에서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게 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의미한다. 그동안 일반 대중이 접하기에는 거리가 있었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늘어나자 다양한 분야에서 각종 대면활동의 대안으로 제시됐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는 팬미팅과 공연의 장으로 활용했고 실감콘텐츠*를 활용한 비대면 교육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의료 영역에서는 크게 가상교육과 원격진료 두 분야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다.

* 실감콘텐츠: 사람의 행위를 인식해 가상환경 속 디지털 콘텐츠를 실제처럼 조작할 수 있게 만든 디지털 콘텐츠

 

2021년 국립암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디지털콘텐츠 육성사업에 선정된 의료분야 메타버스 플랫폼 ‘닥터메타(Dr.Meta)’의 기획과 운영을 주도했다. 이를 활용하여 협력기관인 6개 지역암센터(부산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강원대병원, 경상대병원, 제주대병원)와 함께 실감형 의료 콘텐츠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향후 5년간 운영할 계획이다. 이는 특정지역으로 환자가 집중되는 현상을 줄이고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닥터메타(Dr.Meta)’ 4개의 서비스 모델은 △다학제 컨퍼런스 플랫폼 △장루환자 케어 플랫폼 △환자·가족 돌봄 플랫폼 △전문인력 실습훈련 플랫폼이다. 이를 활용하면 환자의 의료접근성이 낮아도 가상 환경에서 여러 의료기관의 전문 의료진이 한데 모여 협력할 수 있어 정확한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3차원 가상공간에서 VR 영상과 AR 객체를 활용한 XR(eXtended Reality) 교육을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제공할 수 있어 학습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메디컬아이피는 현실의 정보를 디지털상에 쌍둥이처럼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이용해 의료 메타버스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환자의 의료정보에 기반한 디지털 트윈 구현 기술로 의료 데이터를 AI, AR, VR, XR 등 첨단기술 영역과 연계해 의료영상의 효용성을 높였다. 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해부학 정보를 3차원 공간에서 구현하는 다양한 의료 메타버스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는 ‘의학 교육’과 ‘수술 내비게이션’ 및 ‘수술 훈련’ 부분에서 가장 효과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메타버스 기술이 의료 분야와 상호작용하고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이와 관련된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상 세계에서는 아바타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모든 활동 내용과 대화 내용들은 플랫폼에 저장된다. 특히 의료계 특성상 계정을 생성할 때 예민한 개인 의료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이런 의료정보는 희소성과 활용성이 높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로 꼽힌다. 의료정보에 대한 보안이 허술한 경우 보험료 인상이나 건강기능식품 판촉에 악용될 수 있다. 또한 개인정보 도용으로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의사의 신분을 도용해 부적격자가 불법 진료 및 처방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리 진료를 통한 불법 보험금 수령 이슈가 생길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의료 메타버스와 연계한 디지털 트윈의 법적 제도적 장치가 완전하지 않아 제약이 있다. 원격 비대면 진료 결과로 응급처치가 필요한 상태였으나 환자 본인은 실제 병원에 존재하지 않아 필요한 치료가 늦어져서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 이외에도 현실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아직까지 많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흐름에 따라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이 의료 분야에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사전적 준비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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