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컬처] 1960년대 흑인 가정부의 삶을 다룬 영화 ‘The Help’
[본인컬처] 1960년대 흑인 가정부의 삶을 다룬 영화 ‘The Help’
  • 유주연 기자
  • 승인 2023.02.0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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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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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 잭슨에는 다양한 구성원들이 살고 있다. 백인 고용주와 그의 집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 그리고 작가를 꿈꾸는 젊은 여성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The Help(헬프)'는 당연시되던 흑인 가정부에 대한 차별, 결혼 및 출산으로 이어지는 표준화된 여성의 삶 등에 맞선다. 자신이 당면한 사회적 역할과 편견에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11년 미국에서 개봉한 '헬프'는 캐서린 스톡켓이 집필한 소설 ‘The Help’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테이트 테일러가 감독 및 각본을 맡았으며, ‘라라랜드’, ‘크루엘라’로 유명한 엠마 스톤, 제시카 차스테인, 비올라 데이비스 등이 주연에 캐스팅됐다.

          

영화는 능력 있는 남자와의 결혼, 정원 딸린 집에서의 생활이 여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삶이라고 여기는 친구들과 달리, 주인공 스키너가 작가의 꿈을 이루고자 지역 신문사에 취직하며 시작된다. 스키너는 살림 정보 칼럼의 대필을 원활히 하기 위해 친구 힐리의 집 가정부 에이블린과 교류를 시작한다. 이후 뉴욕의 하퍼 앤 로 출판사에 지원했다 떨어지며 '세상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로 글을 써보라는 제안을 받고, 흑인 가정부의 삶을 담은 책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태어날 때부터 가정부가 될 줄 알았으며, 평생 17명의 아이를 키웠지만 정작 돈을 벌기 위해서 자신의 아이는 다른 이에게 맡겼다는 에이블린의 이야기는 먹먹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또한, 화장실을 같이 쓰면 병균이 옮는다는 혐오적 편견으로 모든 백인의 집에 의무적으로 가정부 화장실을 따로 만들자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이밖에도 스키너가 책을 쓰면서 발생하는 남자친구와의 갈등, 미시시피 잭슨에서 흑인 가정부를 인격적으로 다뤄주는 푸트 부부의 이야기 등이 영화를 구성하고 있다.

 

흑인 가정부를 향한 부당한 차별과 그들이 겪은 에피소드를 담은 ‘헬프’는 따뜻함과 동시에 평등과 자유의 가치를 재인식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결국은 백인인 스키너의 도움으로 흑인 가정부들이 주목받았다는 점에서 백인이 구세주와 같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이러한 비판에도 영화 '헬프'는 인종차별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가볍게 다루지 않고, 보는 시청자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인종차별 외에도 꿈을 이루기 위한 주체적인 여성의 삶, 아이를 기르는 데 가져야 하는 태도, 그리고 삶에서의 용기 등 휴머니즘을 녹여낸 점 역시 높이 평가된다.

 

고도화된 경쟁으로 자유와 평등이 지닌 가치가 녹슬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보다 얼마나 돈을 버는지가 더 중요해졌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외면하는 현상이 만연하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놓치고 있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용기에 대해 담백하면서도 울림 있게 다룬 영화 '헬프'를 경쟁에 지친 청년층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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