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완화의료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치료받는 소아청소년 환자와 가족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여러 가지 증상, 불편, 스트레스 등 신체・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완화하고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는 통합적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소아청소년은 정서적 및 신체적 발달과정에 있는 상태로, 돌봄 특성이 성인 환자와 달라 이를 반영한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된 전문인력과 기관이 부족한 실태다. 또한 소아청소년은 치료과정에서 부모의 결정이 크게 관여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고 ‘가족 돌봄’ 문제가 발생한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소아청소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체계 구축 연구』에 따르면 간병은 환자의 어머니가 주로 전담하고, 아버지는 퇴근 후 또는 주말에 참여하며, 시댁과 친정은 도움을 주는 편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보호자는 밤낮없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고 돌봄 이외 개인 일을 보기 어렵다. 환자가 음식 냄새에 거부감을 나타내면 식사조차 제대로 하기도 힘들다.
인터뷰에서 연구팀은 “집안이 환자 중심으로 간병과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으로 인해 어머니는 다른 자녀에 관한 관심이 소홀해진다”고 말했다. 또한 환자의 부모들은 다른 가족과 부모님께 죄책감을 가져 가족 관계가 소원해진다. 가족 문제는 집안일을 하지 못하는 것부터 경제적인 이유로 대출받는 문제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한다. 특히, 건강한 다른 형제는 환자 형제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을 경험하고 부모와 공동체에 대한 소외감, 미래와 이웃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겪게 된다. 따라서 환자의 치료가 종료되더라도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환자의 부모는 ‘가족 돌봄’을 위해 간병 활동과 가족생활을 위한 서비스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는 잠시 개인적인 일을 보고 원활한 간병 활동을 하기 위해서, 자격증을 가진 전문 간병인의 도움을 원했다. 또한 간병 관련 정보가 부족해 주로 환우회나 책, 다른 보호자를 통해 얻는 대신 병원에서 전문적인 정보를 얻기를 원했다. 가족생활을 위해서는 간병을 도와주는 부모님의 휴식 보장을 위한 간병 도우미 지원, 건강한 자녀를 위한 심리 상담, 청소나 빨래 등 집안일 보조 서비스 관련 요청이 있었다.
완화의료는 입원형, 가정형, 자문형 3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입원형은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서비스 받는 것, 가정형은 집에 머무르면서 서비스를 받는 것, 자문형은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일반병동에서 서비스를 받는 형태를 말한다. 2019년 『소아완화의료에 대한 호스피스 완화의료 전문기관 종사자의 인식』 연구에 따르면, 소아완화의료 개입 시 장애요인은 입원형의 경우 ‘훈련된 전문 인력풀의 미흡’이 67.9%, 가정형과 자문형의 경우 ‘소아완화의료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의 어려움'이 각각 68.1%, 64.1%를 차지했다.
전국 소아청소년 호스피스·완화의료 시범사업기관은 2022년 기준 10개소뿐이다. 이 중 5개소(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학교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는 서울·경기지역에 집중됐다. 환아는 주로 진단 이후 수술을 받거나 항암제 치료를 요하고, 2차 발병 등으로 퇴원 후에도 병원을 꾸준히 방문하게 된다. 지방에 거주하는 환아가정은 필요한 치료를 받기 어렵거나 교통비, 단기 거주 시설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지난 12월 가천대학교 길병원 소아청소년과는 인력 부족으로 인원을 잠정 중단하고 2월에 재개하기로 했다. 저출생 추세에 소아청소년과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어 국내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관련 인프라는 더욱 부족해질 전망이다. 이를 막기 위해, 지금이 바로 소아청소년 환자의 가족 돌봄 관련 지원 사업 전개와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전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