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우울감 호소 감소, 관련 상담 건수와 진료 증가
청소년 우울감 호소 감소, 관련 상담 건수와 진료 증가
  • 강미주 기자
  • 승인 2023.03.0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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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적절한 대처와 접근성 확충을 위한 방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최근 1년 내 중·고등학생의 26.8%는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한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청소년 통계’에 의하면 2019년 중·고등학생의 우울감 경험률은 28.2%다. 전체 중·고등학생의 4분의 1이 우울감을 경험한 것이지만, 2010년 37.4%인 것에 비해 확연히 감소한 수치다.

 

이처럼 코로나19 전후로 우울감을 경험하는 청소년의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지만, 우울증 진료와 관련 상담 건수는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우울증 진료 건수는 2019년 3만 3,536건에서 2021년 3만 9,868건으로 18.9% 증가했다.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청소년 전문 비대면 상담 채널인 ‘청소년전화 1388’ 또한 이용률이 증가했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백서 및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통계에 따르면, 2019년 Help Call 청소년전화 1388을 통해 접수된 전화상담 건수는 442,629건에서 2022년 493,393건으로 약 11% 증가했다.

 

심리상담과 정신과 진료 경험률은 증가했지만 시기적절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청소년의 전화 상담에 대한 인지율은 떨어지는 편이다. 청소년 긴급전화 1388, 가출청소년 상담전화, 한국청소년상담원의 상담전화 및 청소년(상담)지원센터의 상담전화 등을 1388로 통합한 지 약 18년이 됐다. 그러나 2021년 여성가족부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전화1388’을 알고 있는 청소년은 55.0%이고 이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6%였다.

 

정신건강의학과의 접근성도 좋은 편은 아니다. 현행 규정상 정신과 전문의를 제외한 의사는 항우울제인 SSRI를 60일만 처방할 수 있다. 항우울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을 투약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전문의를 찾는 일은 여의찮다.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집계한 전문과목별 의사 수에 따르면 정신과 전문의 수는 2018년 3,789명으로, 전체 전문의 수 97,271명 대비 3.89% 정도로 적기 때문이다. 지역별 편차도 존재한다. 2022년 기준 전국 1,491개의 정신과 의원 중 836개가 경기와 서울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 기관별로 진료 대기기간도 있어 경기도 소재의 정신과 세 곳에 초진 접수를 문의했을 때 1~3달 정도 대기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전문인력의 업무 과중 문제도 존재한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 따르면 1388 상담 인력은 총 155명(전화 상담 인력 66명, 온라인 모바일 상담 인력 89명)이다. 1388 서비스는 전국 240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24시간 365일 제공한다. 전화 상담뿐만 아니라 채팅 상담, 게시판상담, 페이스북 상담, 댓글상담, 카카오톡 상담, 문자 상담 등 기타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위의 수치보다 많은 상담을 처리하고 있다.

 

위기청소년은 1388을 통해 청소년안전망 시스템으로 유도할 수 있다. 1388을 이용하면 전문 상담가가 이들을 조기 발견할 수 있어 가정·사회로의 복귀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이에 정부는 2022년에 24시간 전문 상담 인력을 늘리고,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종합심리평가가 가능한 임상심리사를 신규 배치해 고위기 집중 심리 클리닉(진료소)을 운영하기로 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금 인력의 2배 이상 인력으로 확충해서 상담 대기 시간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1388의 실적은 연간 상담 건수에 치우쳐 있다. 실질적인 효과 평가를 하기 위해 실적 이외에도 실제 이용자 만족도나 후속 조치에 대한 평가와 같은 질적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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