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택시인데 왜 멀미가 더 심하지? 전기차 택시의 불편한 진실
같은 택시인데 왜 멀미가 더 심하지? 전기차 택시의 불편한 진실
  • 최서현 기자
  • 승인 2023.03.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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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곡역 부근 전기차 택시
역곡역 부근 전기차 택시

환경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전기차가 떠오르면서, 전기차의 생산 및 보급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를 보급해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대기 오염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러 완성차 제조 업체들은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 개발을 중단하고 새로운 전기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전면 전동화를 선언해 2025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량을 순수 전기차로 내놓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전기차 열풍에 힘입어 작년 9월 우리나라에 등록된 전기차는 34만 대를 넘어섰다. 이와 더불어, 작년 신규 등록 택시 3대 중 1대는 전기차로 2020년에 비해 무려 8배 가량 증가했다. 본교가 위치한 부천시의 전기 택시 보급도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올해 부천시는 전기 택시 보조금 사업으로 150대의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공고했는데, 연초인 현재에 무려 62대의 차량이 접수됐다.

 

환경 문제 극복에 도움이 되는 전기차가 택시로 보급된다니 환영받아 마땅한 소식이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바로 전기차 택시의 승차감이다. 왜 기존의 LPG 연료 택시를 탔을 때 느낄 수 없었던 급가속과 급감속의 충격이 전기차 택시에서 유난히 심하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 이유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비되는, 전기차만이 가진 특성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르게,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그 밟는 정도에 따라 전기차의 모터가 보유한 힘을 모두 쏟아낸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전기차의 제로백*수치가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또한 감속 시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회생제동 시스템은 차량을 급격하게 감속시킨다. 이와 같은 전기차의 특성이 기존 LPG 연료 택시 운전에 익숙한 택시 기사의 운전 습관과 만나 급감속 및 급가속을 유발하고, 결국 승객에게 불편한 멀미감을 주는 것이다.

*제로백(zero百): 자동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시간

 

그렇다면 승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전기차 택시의 불편한 승차감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선, 차량 제조사 측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급가속 및 회생제동의 정도를 뒷자석 승객의 승차감에 알맞게 조절해 주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의 칼럼에서 “전기차의 안정된 승차감을 위해서는 차량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기차를 운전하는 택시 운전자의 노력 또한 필요해 보인다. 기존 LPG 연료 차량 운전에 익숙해져 있던 택시 운전자의 운전 습관 개선이 요구된다. 운전자가 직접 전기차의 성격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운전 습관을 갖춰 나가야 한다.

 

전기차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는 전 세계의 흐름 속에서, 전기차 택시의 보급 자체를 막을 순 없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 전기차 택시의 불편한 승차감이 어떻게 개선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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