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의 악몽, 가스요금 인상의 원인은?
지난 겨울 난방비 폭탄의 악몽, 가스요금 인상의 원인은?
  • 최서현 기자
  • 승인 2023.03.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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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가스요금 인상에 따라 난방비가 증가하면서, 전 국민은 이른바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 한국가스공사는 서민들의 물가 부담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로, 2020년 7월부터 약 20개월간 난방비를 동결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서면서, 지난해 국제 LNG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LNG 평균 가격은 MMBTU*당 34.24달러로, 2021년(MMBTU당 15.04달러)에 비해 무려 128% 증가했다. 가스 원재료를 비싼 값에 사서 싼값에 공급하다 보니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MMBTU(million metric British thermal unit): 100만 영국 열량 단위로 25만㎉를 내는 가스 양

 

한국가스공사의 손해는 점점 증가해 미수금이 무려 9조 원에 달하게 됐다. 미수금이란 LNG의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손실로 처리하는 금액이지만, 언젠가 회수될 금액으로 판단하고 자산으로 분류한 뒤 미수금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초 국제 LNG 가격의 하락과 한국가스공사의 매출 흑자에도 불구하고, 가스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1MJ(메가줄)당 5.47원씩 인상을 진행했다. 네 차례에 걸친 인상으로 인해 평소 나오던 가스요금이 배로 늘어나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된 것이다. 난방비 폭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한국가스공사는 미수금 해결을 위해 올해 3~4분기 또한 가스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가스요금으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스러운 것은 단순히 가스요금 인상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 여건 변화 및 주요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국제유가 및 공공요금 상승폭이 확대될 경우, 생산원가 상승을 통해 여타 재화 및 서비스 가격에 대한 이차 파급영향이 나타난다. 더불어 “이러한 파급영향으로 인해 근원물가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근원물가’란 농산물이나 석유 등 외부 요인에 민감한 물품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물가를 말한다. 즉 공공요금의 인상이 물가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올해 1월 가스요금 미납액이 역대 최대치에 이른 가운데, 가스요금 인상을 해결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지난 2월 15일 대통령 주재로 진행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는 전기 및 가스요금의 분할 납부를 가능하게 한다는 대안이 논의됐다. 가스요금 인상 이후 발생할 물가 상승, 한국가스공사의 지속적인 미수금 문제 등을 해결할 복합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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