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울고 있다 ①] 넘쳐나는 비속어와 신조어, 가대생의 언어생활은?
[한국어는 울고 있다 ①] 넘쳐나는 비속어와 신조어, 가대생의 언어생활은?
  • 강수빈 기자
  • 승인 2023.04.05 11: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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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은 국어가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이며 문화 창조의 원동력임을 깊이 인식하여 국어 발전에 적극적으로 힘씀으로써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계승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 국어기본법 제2조(기본 이념)

 

최근 무분별한 비속어 및 신조어 사용으로 언어 파괴 현상이 심각하다. 재작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2020년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43.1%가 신조어의 의미를 몰라 곤란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의 대중화로 비속어와 신조어는 더 쉽고 빠르게 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말을 문제의식 없이 접하면서, 습관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에 본보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언어생활을 살펴보고자 언어 사용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응한 122명 중 100명(82%)이 비속어 및 신조어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속어 및 신조어로 ‘개-’, ‘미친’, ‘존나’, ‘킹받다’ 등을 꼽았다. 비속어 및 신조어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감정이나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가 5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간편해서’가 19%, ‘재미있어서’가 11%, ‘주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해서’가 6%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중 67.2%는 비속어 및 신조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비속어는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든 그 말의 뿌리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 “혐오 표현이 신조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돼 널리 사용되는 것이 안타깝다”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반면 신조어를 언어 ‘파괴’ 현상이 아니라, 언어 ‘진화’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새로운 언어문화의 등장은 그만큼 언어가 잠재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어 “‘신’조어인 만큼 언젠가 사라졌다가 금방 새로운 단어가 생겨날 것”이라며, “신조어로 인한 언어 파괴 현상을 걱정하기보다는 웃어넘길 수 있는 흥밋거리로 생각하자”고 덧붙였다.

 

한 학생은 “어느 시대에나 비속어 및 신조어는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그 사용이 지나치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비속어 및 신조어가 음지의 문화였던 이전과 달리, 요즘에는 공공 기관의 보도 자료나 방송에서도 이를 남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 제3항에 따르면,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속한 조어 및 욕설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프로그램의 특성이나 내용 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 그러나 요즘 비속어 및 신조어를 사용하지 않는 방송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힘들다. 방송에서 단순히 재미를 위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2005년,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어의 발전과 보전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어기본법이 제정됐다. 2023년, 과연 우리는 올바른 언어생활을 실천하고 있을까? 언어의 힘이 강력한 만큼 사용하는 데 책임감을 느끼고, 계속해서 지난 언어생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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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ㅗㄱㄹㅎ8교ㅕㅑ고802고80ㄱ 2024-01-02 11:01:13
...오오... 조사자ㅏ료로 적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