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연뮤] “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 뮤지컬 스위니 토드
[이달의 연뮤] “들어는 봤나! 스위니 토드”, 뮤지컬 스위니 토드
  • 최서현 기자
  • 승인 2023.04.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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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연뮤’는 대학생의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위해 매달 한 편의 연극이나 뮤지컬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뮤지컬 '스위니토드' 포스터 / 출처 오디컴퍼니㈜
뮤지컬 '스위니토드' 포스터, 출처 오디컴퍼니㈜

지난 3월 5일, 뮤지컬 <스위니 토드>가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2022년 12월 1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 진행됐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영국의 괴담을 주제로 한 연극 <Sweeney Todd>를 각색한 뮤지컬이다. 1979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을 열었으며, 미국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작곡한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초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네 번째 공연이 진행됐다.

 

<스위니 토드>는 벤자민 바커의 복수극을 담은 뮤지컬이다. 실력 있는 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자신의 아내를 눈독 들인 터핀 판사에게 아내와 딸을 뺏기고 외딴섬으로 유배당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스위니 토드’로 이름을 바꾸고, 이발사로 활동하면서 터핀 판사를 향한 복수극을 펼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정신 없는 조명과  오케스트라의 날카로운 악기 소리, 절묘한 불협화음으로 이루어진 넘버*로 채워져 있다. 특히, 절묘한 불협화음은 관객이 더욱 집중하도록 만든다. 작품에 등장하는 넘버 대부분은 두 명 이상의 인물이 화음을 이룬다. 보통의 뮤지컬과 다르게 본 작품은 두 인물의 가사가 내용의 일치를 이루기보다 각자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만을 쏟아낸다. 스위니 토드와 터핀 판사가 등장하는 넘버 ‘Pretty Women’은 두 인물의 상반된 이성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러한 가사와 멜로디가 만나고 넘버가 끝나갈 무렵, 스위니 토드의 첫 번째 복수 실패와 함께 최고조에 달하는 ‘불협화음’으로 치닫는다.

*넘버: 뮤지컬에 등장하는 노래나 음악을 의미하는 용어

 

보통의 불협화음은 관객에게 불편함과 이질감을 주지만, 뮤지컬 <스위니 토드>의 ‘의도된 불협화음’은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끔 한다. 불안정한 인물의 관계가 불안정한 노래로 고스란히 표현돼 전달감을 증폭시킨다.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완벽하게 짜낸 의도된 불협화음은 <스위니 토드>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이 외에도 스위니 토드와 러빗 부인이 부르는 넘버 ‘A Little Priest’는 사회 풍자적 요소를 담아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변호사 파이를 가리켜 “주둥이만 살아서 그런지 씹는 맛이 최고”라 하거나 공무원 파이를 가리켜 “꽉 막혔잖아”, “실속 넘치는 안전빵”이라고 노래한다. 이러한 가사와 배우들의 애드리브, 왈츠풍의 노래가 만나 귀를 즐겁게 한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는 ‘결과’가 주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딸과 아내를 되찾고자 했던 복수의 ‘목적’을 잃은 채, 잔인한 살인이라는 복수의 ‘수단’에 매몰된 스위니 토드. 그의 성공한 복수는 결과주의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위니 토드를  통해, 과정의 가치를 잃은 채 결과를 산출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움직이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되는 것이 아닌, 과정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미처 즐기지 못했다면, 영화화 작품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를 감상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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