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 원 규모의 제로열량 음료 시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3,000억 원 규모의 제로열량 음료 시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 강미주 기자
  • 승인 2023.05.09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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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강에 대한 인식 증대와 2016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당류 저감 정책이 맞물려, 제로열량 음료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제로열량 탄산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903억 원에서 2021년 2,189억 원으로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3,000억 원이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주요 종합 온라인 쇼핑몰에서 2022년 제로열량 탄산음료 누적 거래액은 전체 탄산음료의 47.8%로, 일반 탄산음료와 시장을 양분하는 수준이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경우, 같은 해 6월 제로열량 음료 판매량이 전년도 동기 대비 396% 증가했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와 칠성사이다 제로 제품을 출시했고 경쟁사인 코카콜라는 스프라이트 제로를 선보였다. 제로 열풍은 전통 음료, 대체 우유, 아이스티, 유산균 음료 등으로도 확산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음료에서 ‘제로’가 가능한 이유는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 대신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체 감미료는 원료에 따라 인공, 천연, 신형 감미료로 나뉜다. 인공 감미료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사카린,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을 포함한다. 천연 감미료는 꿀, 메이플 시럽, 코코넛 당 등 설탕을 제외한 천연 원료로 제조된 감미료다. 신형 감미료는 천연원료를 고도로 가공한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공 감미료는 아스파탐(aspartame)이다. 코카콜라 제로에도 사용되고 있는 아스파탐은 열량을 내는 면에 있어서는 설탕과 동일하지만, 설탕보다 약 200배 강한 당도를 가진다. 또 다른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사카린(saccharin)은 설탕의 300~400배의 단맛을 내지만 열량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시판용 감미료에는 설탕과 혼합된 제품이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천연 감미료인 스테비아는 설탕의 200~300배 가량 단맛이 나고,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서 열량이 거의 없다. 차나 커피 등에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하루 허용할 수 있는 용량은 체중 1kg당 4mg이다. 신형 감미료인 알룰로스의 열량은 0.2~0.3 kcal/g, 당도는 설탕의 70% 수준이나 98% 이상 몸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된다. 최근 스테비아는 저당 음료나 요리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대체 감미료에 대한 위험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Marta Yanina Pepino 영양학 교수의 연구에서는 인공 감미료가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관적인 인공 감미료 섭취는 당이나 인슐린에 대한 작용 이외의 기전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대체 감미료는 섭식 행태에도 영향을 준다. 사람들은 단맛을 느끼고 혈당이 상승하여 기분이 좋아지는 생리적 반응에 익숙하다. 하지만 대체 감미료는 혈당 상승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뇌에서 추가로 섭취하라는 신호를 보내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연령층에서 가공식품 가운데 당류 섭취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식품은 음료류다. 특히 19~29세는 음료류를 통해 당류의 25.21%, 12~18세는 21.04%를 섭취한다. 제로 음료를 마시면 당이 포함된 음료를 대체할 수 있어, 총 섭취 당류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대체 감미료의 장점과 부작용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따라서 열량이 없다는 이유로 수분을 대체해서 소비하기보다는 보조제로 즐기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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