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연뮤] 다가오는 봄을 더 따뜻하고 향기롭게, 뮤지컬 '비밀의 화원'
[이달의 연뮤] 다가오는 봄을 더 따뜻하고 향기롭게, 뮤지컬 '비밀의 화원'
  • 최서현 기자
  • 승인 2023.05.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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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연뮤’는 대학생의 다채로운 문화생활을 위해 매달 한 편의 연극이나 뮤지컬 작품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포스터, 출처 (재)국립정동극장
뮤지컬 ‘비밀의 화원’ 포스터, 출처 (재)국립정동극장

지난 4월 30일 뮤지컬 <비밀의 화원>이 초연을 마쳤다. <비밀의 화원>은 국립정동극장이 기획한 창작 뮤지컬로, 1950년대 영국 배경의 성 안토니오 보육원에서 퇴소를 앞둔 네 명의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보육원에서 퇴소하기 전, 아이들은 비밀 연극을 펼치는데 바로 그 비밀 연극의 원작이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소설 <비밀의 화원>이다. 극중극 형태의 뮤지컬로, 배우가 소설 속 인물까지 1인 2역을 맡아 연기한다.

 

성 안토니오 보육원에서는 반년에 한 번씩 아이를 입양할 어른들이 방문하는 오픈데이가 열린다. 마지막 오픈데이를 하루 앞둔 날, 에이미와 비글, 데보라는 새로운 가족과 함께할 행복한 미래를 꿈꾸지만 찰리는 아무도 우리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앞날을 비관한다. 이때 에이미는 침울해하는 친구들을 위해 비밀연극을 하자고 제안하고, 책장에 꽂힌 낡은 소설 ‘비밀의 화원’을 집어 든다. 그리고 소설의 이야기를 따라 비밀연극을 펼친다.

 

네 명의 아이들은 비밀연극을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주인공으로 자라난다. 울새를 따라가다 황무지 위 비밀의 화원을 발견하고,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아이들만의 공간으로 다시 가꾸어 나간다. 아이들은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것들에 하나씩 도전해 보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얻는다. 특히 이러한 비밀연극 속 아이들의 성장은 곧 현실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뮤지컬은 씨앗이 싹을 틔워 자라나 결국 꽃을 피워내듯,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아이들 또한 언젠가 반드시 성장을 이뤄낸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렇듯 뮤지컬 <비밀의 화원>은 뚜렷한 사건이나 갈등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인물 간의 관계와 더불어, 보육원이라는 ‘현실’과 비밀연극 속 비밀의 화원이라는 ‘환상’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서사를 이룬다. 이러한 서사는 뮤지컬 <비밀의 화원>만의 독특한 연출 기법으로 관객에게 전달된다. 무대 위 화원의 문이 열릴 때마다 꽃향기가 나도록 연출해, 비밀의 화원이라는 소설 속 상상의 공간을 더욱 뚜렷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만든다.

 

뮤지컬 ’비밀의 화원‘ 공연사진, 출처 국립정동극장 페이스북
뮤지컬 ’비밀의 화원‘ 공연사진, 출처 국립정동극장 페이스북

“나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어. 몸부림쳐 올라오는 살아있는 봄”, “나 내일이 와도 두렵지 않아. 기다려져, 싹이 나고 꽃이 필 내일”

 

마치 동화 속 한 줄 같은 뮤지컬 넘버의 가사는 삶에 대한 용기와 긍정의 에너지를 가져다준다. 아이들이 부르는 따뜻한 노랫말은 무대 위 화원의 모습과 극장에 피어나는 꽃향기를 만나, 지난 겨울 차갑게 얼어 있던 우리들을 녹여낸다. 이러한 온기와 아이들의 성장은 현실에 지쳐 황폐해져 있던 우리들의 마음속을 마침내 다채로운 빛깔로 색칠한다. 동시에 우리 또한 무한히 성장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지친 우리의 마음을 녹여줄, 봄에 찾아온 설렘의 뮤지컬 <비밀의 화원>을 통해 더욱 따뜻한 위로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서울에서 초연을 마친 뮤지컬 <비밀의 화원>은 6월 2일부터 4일까지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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