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술의 새로운 도약, 정자 세포로 난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생명기술의 새로운 도약, 정자 세포로 난자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면?
  • 장유진 수습기자
  • 승인 2023.07.05 13: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리적 최신의료기술, 유도만능줄기세포에 대해

생식세포 2개가 결합된 산물을 수정란 혹은 배아라고 한다. 이때, 난자와 정자는 수정의 필수적인 요소이며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해야 비로소 임신에 성공했다고 말한다. 최근 일본 오사카대에서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수정 기술을 발표했다. 이는 미수정란에 수컷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난자를 만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이다. 과연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무엇일까?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그리고 성체줄기세포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수정란을 얻기 위해 정자와 난자의 수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체세포에 유전자나 단백질을 삽입하는 추가적인 단계를 거친다. 이를 통해 외배엽, 중배엽, 내배엽 세포로 모든 조직으로서의 분화가 가능하며 일반 세포와는 달리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할 수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의 등장 이전에는 생명기술의 주축이 배아줄기세포였지만, 세포채취과정에서 수정란과 난자의 파괴가 생명 윤리적으로 지속적인 걸림돌이 됐다. 반면,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손상된 조직을 대체함에 있어 배아줄기세포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채 오직 개인의 체세포에 의존한다. 이 기술은 여러 세포로의 분화를 가능하게 해 의학 분야에서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가장 큰 장점은 맞춤 환자 세포 치료에 대한 잠재력이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 환자는 손상된 뇌 부분에 줄기세포를 이식받을 시 도파민 수치 조절과 질병 증상 개선에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각막상피의 상처로 자칫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질병인 각막상피간세포피폐증에도 역시 각막조직을 이식함으로써 시력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오사카대 니시다 고지 교수팀은 이와 같은 질병을 지닌 환자가 세포 이식을 통해 시력이 0.04에서 0.6까지 개선된 성공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임상 적용이쉽지 않다. 세포 채취를 위해 신체에서 조직 검체를 떼어내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환자 입장에서는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역분화 효율 향상의 목적으로 자가복제가 가능한 줄기세포능 연구 또한 진행 중이지만 태아의 체세포를 채취한다는 점에서 의료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기술을 환자에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고려할 것이 많다.

 

유전적 불안정성 역시 존재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의 DNA 메틸화 패턴, 히스톤 아세틸화 패턴과 같은 유전자발현 양상을 배아줄기세포와 비교해 실험해 본 결과, 유용성의 차이가 드러났다. 이는 유도만능줄기세포가 아직까지는 수정의 단계를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식된 세포의 통제에 실패할 시 과다 분열이 일어날 수 있으며, 심각하면 암까지 발병할 수 있다. 암세포로의 전환 없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이식 기술의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앞으로의 전망이 밝다. 관련 연구는 각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분화한 세포에서 개발된 신약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면 환자 개개인에게 알맞게 맞춰진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 내과의 주지현 교수가 이끄는 입셀이 유도만능줄기세포의 첫 임상 제품을 지난 3월에 출시하는 등 가시적인 기술의 발전이 드러나기도 했다. 해당 기술의 완벽한 인체적용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나, 줄기세포 기술의 발전을 통해 윤리 문제와 불치병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