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우리의 노동은 안녕한가, 대학생이 바라보는 노동의 현주소
2023년 우리의 노동은 안녕한가, 대학생이 바라보는 노동의 현주소
  • 김미정 기자
  • 승인 2023.07.30 0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노동시장의 비정규 근로자 고용률은 꾸준히 증가 중이다. 2022년 기준 비정규 근로자는 총 815만 6천 명으로 전체 임금 노동자의 38%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한국은 OECD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높은 국가 2위로 조사됐다. OECD 평균에 비해 16.5%p 높은 비율이다.

 

비정규 근로자 중 20대 노동자 수는 60세 이상과 50대 다음으로 많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대학에 재학 중인 경우 시간적 제약이 뒤따르기 때문에 안정적 고용보다 흔히 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비정규 근로를 선택하게 된다. 아르바이트는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정성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비정규 근로자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20대는 한국의 노동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학생들에게 비정규 근로의 경험을 직접 듣고, 한국의 노동시장 현황에 대해 이야기해 봤다. 

 

대학생 A는 “부모님께 지원을 받지만, 물가가 오르며 사고 싶은 것을 사려면 아르바이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대학생 B는 “부모님으로부터 자립을 위해 생활비를 벌어서 쓰고 있다”고 답했다. 알바천국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개인 생활비와 용돈 마련’이 84.2%로 1위다. 이후 ‘목돈 마련’, ‘등록금 마련’ 등이 뒤따랐다.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10,354원으로 이 중 최저시급 일자리는 53.3%다. 하지만 대학생 C는 “생활비 마련을 위한 임금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주휴수당 등 추가 수당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을 고려해 최저시급 인상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대학생 D는 “현재 시급이 적당하다”며 “요즘 알바도 구하기 쉽지 않은데 시급이 오르면 자영업자들이 고용을 더 꺼리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음으로 대학생들에게 플랫폼 노동*‧프리랜서와 정규‧비정규 고용 노동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대학생 B는 “고용 노동의 경우 시공간의 제약, 업무 지시 등이 있어 자유도가 떨어진다”며 “플랫폼 노동자는 능력에 따라 수익을 얻으니 공정하고 노동 의욕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노동은 진입장벽이 낮고, 자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고, 자유로운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이러한 노동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플랫폼 노동: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하는 노동 형태. 고용 계약 등이 이뤄지지 않아 자영업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의 장점은 그것이 단발성 노동일 때에만 가능하다. 플랫폼 노동은 고용 안정성과 소득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학생 D는 안정성을 이유로 고용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플랫폼 노동이나 프리랜서의 경우 “업무가 자유로운 것은 좋지만 일과 휴식의 경계가 흐려질 것”이라며 자유로운 노동의 한계에 주목했다.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는 노동을 하고 있음에도 일반적인 피고용인의 성격이 아닌 동등한 계약자로 취급되어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따라서 소득의 불안정성이나 노동 중의 상해 등 위험을 개인이 고스란히 감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학생들에게 현재 한국의 노동시장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대학생 A는 “취업에 대한 암울한 이야기를 많이 접한다”고 말했다. “수요 자체가 적어서 도전해 볼 기회를 잃는 것 같다”며 노동 현황을 ‘과포화 상태’라고 표현했다. 대학생 C 또한 “기회가 부족한 건데, 우리와 같은 취업준비생은 자신의 능력부족을 탓하게 된다”며 취업난으로 인한 청년들의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모두가 질 좋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일자리는 한정적이다. 따라서 청년들은 안정적인 미래를 그리기가 어려워진다. 다수가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란 높은 급여, 노동자로서의 복지가 갖춰짐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대학생 D는 한국 노동시장을 “정해져 있는 법은 많은데, 실질적으로 적용이 안되는 불완전한 상태”라며 노동자에 대한 복지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생의 시선으로 한국 노동시장 현황을 살펴봤다.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공통되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비정규 노동시장과 플랫폼 노동과 같은 새로운 노동 형태는 고용의 유연성과 편의를 제공하지만 불안정성이라는 문제가 존재한다. 대학생들의 고용 불안과 세대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안정적 고용과 질 좋은 일자리 확대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