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 신청도 대행이 되나요?
입영 신청도 대행이 되나요?
  • 김미정 기자
  • 승인 2023.09.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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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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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영 신청 대행 사례가 늘고 있다. 입영 신청 경쟁 과열로 사례금을 내고 대신 지원을 해주는 업체가 성행하는 것이다. 지난 13일, 병무청은 입영 신청 대행 업체의 위법 여부를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신청 대행을 제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군대에 가기 위해 돈을 내고 대리 신청까지 맡기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은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원’ 제도 때문이다. 병무청은 이 제도를 통해 선착순으로 입영 날짜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학업이나 취업 등 일정에 맞춰 입대하려는 20대 미필자들 신청이 치열해지며 대리 신청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행업체는 30만 원가량의 사례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청자에게 이름, 주민등록번호, 핸드폰 번호, 공인인증서 등 개인 정보를 받아 대리 신청을 진행한다.

 

병무청은 행정안전부,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통해 입영 신청 대행의 위법 여부를 검토했다. 현재 △전자서명정보 대여‧양도 금지 △무자격자의 행정사 업무 금지 등으로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한 상태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대행업체 5곳의 고발을 예고했다. 또한 “입영 신청 대행 이용자에 대한 고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입영 신청 대행은 법적 문제만이 아니라 현역병 입영 본인선택원 제도 기존 취지를 변질시켜 문제가 되고 있다. 입대자의 편의를 위해 선택권을 주려는 제도가 돈을 지불한 이들이 원하는 날짜에 입대하기 유리한 시스템이 된 것이다. 정당한 방식으로 신청하는 이들은 제도의 혜택을 보기 어려워진다.

 

A학생은 “당시 1시간도 안 돼서 6월까지 입영 신청이 다 찼다”며 “원하는 날짜에 신청하기가 정말 어려웠지만 형평성을 위해 법적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B학생은 “몇 번이고 시도했는데 성공하기 어려웠다”며 “경쟁률을 생각하면 대리 신청도 이해가 된다”고 밝혔다. C학생은 “선착순으로 날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건데, 전문 업체가 신청해 주면 본인 신청하는 사람들만 피해를 본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병무청은 입영 신청 대리 게시물 게재를 금지하고 법 위반을 공지하며 단속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재 병역법에는 대리 입영 신청에 대한 조항이 없다. 이에 병무청은 병역법을 개정하여 처벌 조항을 신설할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대리 입영 신청 재발을 방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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