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야 본다, 숏폼의 시대
짧아야 본다, 숏폼의 시대
  • 최수민 기자
  • 승인 2023.09.14 1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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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숏폼 플랫폼 ‘틱톡’이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짧은 동영상의 시대가 열렸다. 유튜브 쇼츠부터 인스타그램 릴스까지, 다양한 SNS에서 짧은 동영상을 따로 분류해두고 있다. 그야말로 숏폼의 전성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렇다면 숏폼 콘텐츠는 어떻게 성장을 이뤘을까.

 

숏폼(short form)은 ‘짧다’라는 뜻의 ‘숏(short)’과 형식을 뜻하는 ‘폼(form)’의 합성어로, 1분 이내의 짧은 영상이 주를 이룬다. 틱톡의 유행을 시작으로 숏폼은 Z세대를 중심으로 점차 대중화됐다. 디지털 세대인 Z세대는 긴 글보다 짧은 글에 익숙하고, 글보다는 영상에 익숙하다. 무엇이든 ‘세 줄 요약’을 외치는 Z세대에게 숏폼은 맞춤형 플랫폼인 것이다.

 

1분 남짓의 짧은 영상에 핵심만 담은 숏폼 콘텐츠는 Z세대로 시작해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그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메조미디어의 보고서에 따르면 40대 이상의 국내 틱톡 이용자는 2020년 11월 103만 명에서 2년 뒤 182만 명으로 76% 증가했으며, 30대 이용자는 2020년 11월 30만 명에서 지난해 11월 기준 105만 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다양한 연령층을 섭렵한 숏폼은 좋은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많은 가수들이 숏폼을 활용한 챌린지를 통해 신곡을 홍보하고 기업 또한 트렌드에 발맞춰 숏폼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소통을 위해 숏폼을 활용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2일 짧은 영상, 1컷 뉴스 등을 활성화해 국민 중심, 서비스 중심의 디지털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쉬운 접근성 덕에 숏폼은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재밌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숏폼이지만, 이 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숏폼 콘텐츠에 중독될수록 ‘팝콘 브레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한다. 팝콘 브레인은 말 그대로 팝콘이 곧바로 튀어 오르듯이 강렬하고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할 뿐 현실에는 무감각해지는 뇌를 말한다. 즉, 자극적이고 강렬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느리게 변하는 현실에는 무감각해진다는 것이다.

 

서울 아산병원 정희원 교수는 “숏폼 등의 영상 콘텐츠가 중독 알고리즘으로 도파민을 만드는 합성 마약과 같다”며 “숏폼에 중독되면 정상적 생활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숏폼은 정확한 정보 전달보다는 단기간에 인상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중독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숏폼은 이미 대중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중독은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1분짜리 숏폼 콘텐츠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마치 도박과도 같은 숏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를 방지하는 정책도 필요하지만, 시청자 또한 숏폼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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