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의 축소, 사라지는 댓글창
포털 뉴스의 축소, 사라지는 댓글창
  • 김미정 기자
  • 승인 2023.09.21 12: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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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포털 뉴스 댓글창이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 5월 27일, 국회 포털 알고리즘 공청회에서 국민의 힘은 악성 댓글로 인한 포털 뉴스 서비스 불신에 대해 지적하며, 포털뉴스 폐지를 언급했다. 포털의 뉴스 추천 기능을 없애고 검색을 통한 뉴스 서비스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포털 뉴스 서비스의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본 정치계의 판단이다.

 

포털 뉴스의 댓글 서비스는 악의적인 댓글과 그로 인한 2차 피해를 고려해 폐지되는 분위기다. 유명인을 향한 악플을 이유로 2019년 연예부 댓글창이 폐지됐으며, 2020년에 스포츠부 댓글창도 폐지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댓글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차 가해나 편 가르기 댓글은 댓글창 폐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하지만 댓글창은 객관적이고 일방적인 뉴스 보도에 상호소통이 가능하도록 한다. 포털 뉴스의 높은 접근성을 통해 다수의 독자가 유입되고 많은 이들이 기사를 접한 후 댓글창에 자신의 의견을 남긴다.

 

본보는 댓글창에 대한 인식 조사를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으며, 총 75명이 응답했다. 댓글창이 ‘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창구’라는 응답은 40%, ‘선동과 혐오의 표현’이라는 응답은 60%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뉴스 댓글창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68%,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28%로 나타났다.

 

A 학생은 “문제가 있다면 개편이나 교육이 필요한 것이지 폐지가 답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댓글이 폐지돼도 혐오 표현은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B 학생은 “댓글은 여론을 대변하지 않는다. 소수 헤비 댓글러들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댓글창 폐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C 학생은 “공적 공간에 혐오표현이 도배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응답했다. 마지막으로 공론장의 역할이 무엇을 통해 수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기존 댓글 서비스를 개편하여 공론장의 취지를 살리자’는 응답이 72%, ‘새로운 국가 서비스나 뉴스 서비스를 통하여 공론장을 실천하자’는 응답이 28%를 차지했다.

 

이제껏 포털 뉴스는 댓글창 개편을 위한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왔다. 네이버는 댓글모음 페이지를 통해 사용자의 댓글 이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댓글 게시판을 폐지하고 새로운 소통 시스템인 ‘타임톡’을 공개했다. 타임톡은 채팅 시스템으로 실시간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이처럼 포털 사이트는 댓글창 개편과 댓글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댓글창 존폐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댓글창은 사회적 사건에 대해 공론장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는 공론장을 “사회적이고 공적인 문제를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타인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댓글창에 방문한다. 국가와 시민사회를 매개하는 사회적 통합의 영역인 것이다. 더욱 개별화되는 사회에서 소통의 공간은 더욱 필요해진다.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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