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지원에도 종합 4위 달성한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부족한 지원에도 종합 4위 달성한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 김단비 기자
  • 승인 2023.11.22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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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과 관람 환경 개선 필요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2022 항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참가한 33개국 중 네 번째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단은 목표 순위를 달성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이제 2024 파리 패럴림픽을 위해 다시 정진하고 국민께 더 발전한 장애인 스포츠를 보여드리자”고 귀국한 선수단을 격려했다.

 

선수단은 총 금메달 30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40개를 획득했다. 시각장애인 사이클에서는 김정빈 선수가 파트너 윤중헌 선수와 합작해 3관왕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4000m 개인추발*, 18.5km와 69km 개인도로 경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해, 한국 장애인 사이클 역사상 첫 아시안 게임 3관왕을 달성했다. 탁구의 서수연 선수도 금메달을 3개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 생긴 종목인 태권도에서는 주정훈 선수가 금메달을 따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했다. 마찬가지로 처음 생긴 바둑도 김동한 선수가 남자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우승해 2관왕에 올랐다.

*두 선수가 트랙의 반대 지점에서 출발해 지정된 거리를 주행하며, 더 빠르게 결승점에 도착한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경기 방식.

 

장애인 스포츠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장애인 스포츠는 1870년 미국 오하이오 농인학교에서 야구를 가르치면서 시작됐고, 제2차 세계대전을 지나며 장애를 갖게 된 부상병들의 재활과 치료를 위해 보급되면서 본격화됐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서울농학교에서 배구부를 창단한 이래로 많은 장애인 학교들이 운동부를 창단했다. 특히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개최된 서울 패럴림픽을 통해 국내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문화체육부 장애인체육과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설립되면서 장애인 스포츠 전담 기구들이 체계화됐다.

 

선수들이 우수한 성과를 가져온 데 비해 현재 장애인 선수들의 훈련 환경은 개선할 점이 많다. 선수들은 스포츠 과학을 기반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 아닌, 과거 선수나 지도자들의 경험적 훈련 방법에 의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선수의 장애 유형, 기술, 체력,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하지 않은 비체계적 훈련 방법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신체적 스트레스를 초래한다. 게다가 인력과 예산이 제한적이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경기력을 신장시키기 어려운 실정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경기력을 높이려면, 그런 환경을 갖출 수 있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선수 발굴 및 육성도 급선무다.

 

더불어, 장애인 스포츠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장애인이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내 스포츠 시설들은 장애인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미비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스포츠경기장 안전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스포츠 경기장 21개(야구장 12개, 추구장 9개) 중 4개는 휠체어 관람석의 유효 면적이 기준에 부적합했다. 야구장 9개는 모두 장애인의 경기장 접근 경로, 시설 정보 등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 이 밖에도 장애인 화장실, 출입구 경사로, 기타 편의시설 등이 기준에 맞지 않았다. 장애인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막상 시설에 가면 관람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장애인 선수의 훈련 환경, 장애인 관객의 관람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장애인 스포츠는 발전할 수 없다. 올해 5월 김예지 의원이 대표발의한 스포츠산업진흥법 등의 개정 법률안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한 각종 정책을 수립·시행할 때, 장애인을 위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실업팀 창단, 선수 발굴, 리그제 시행도 강화할 것”이라며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생활체육지도사 보급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장애인 생활체육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보강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의 관심과 언론의 주목이 더욱 중요하다. 매년 개최되는 전국장애인체육대회와 다가오는 2024 파리 패럴림픽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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