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아닌 북한인 알아보기] 북한의 MZ세대, 장마당 세대를 알아보자
[북한이 아닌 북한인 알아보기] 북한의 MZ세대, 장마당 세대를 알아보자
  • 유주영 기자
  • 승인 2023.11.28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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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분단 이후, 남북한은 항상 서로에게 있어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오늘날 북한에 대한 대다수의 논의는 국가적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가로서의 북한이 아닌, 사람으로서 북한인에 대한 담론은 대한민국에서 소외돼 왔다. 북한 사람들, 그 중에서도 북한의 MZ 세대라고 불리는 장마당 세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아주 ‘핫’해진 세대가 있다. 바로 ‘MZ세대’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M(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Z세대를 이르는 말인 MZ세대는 개인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로, 기성세대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가치를 중시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한민국에 MZ세대가 있다면, 북한에는 장마당 세대가 있다. 북한에서는 90년대에 고난의 행군이 일어나면서 사회주의 시스템이 무너지게 됐다. 사회주의 시스템과 배급제가 무너짐에 따라 북한 사람들은 기존의 농민 시장을 확대해 불법적 시장을 형성하고 이곳에서 소규모 상행위를 통해 생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시장을 장마당이라고 부르며, 이러한 고난의 행군 시기에 태어나거나 아동기를 보낸 북한의 2030 세대를 장마당 세대라고 부른다.

 

이러한 북한의 장마당 세대는 한국의 MZ세대와 같이 부모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가지며 그들만의 가치를 중시한다. 배급제와 같은 공산주의 체제와 당, 국가 등에 충성했던 그들의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국가의 역할이 부재했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 자라난 장마당 세대는 시장 경제에 익숙하며, 개인의 부나 자유를 중시한다. 또한 자신의 생존을 국가에 맡기지 않고 기존의 체제에 자신의 운명을 걸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체제에 저항한다는 특징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마당 세대의 특징은 외국문화의 수용에도 적극적이라는 또다른 특징으로 이어진다. 어린시절부터 장마당에서 스마트폰 등의 IT 기기를 접했기 때문이다. 유년시절부터 IT 기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한류와 같은 외국문화를 수용했기에 외부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최신 휴대폰 기종에서 SD 카드 사용을 막는 등 정보를 통제하고자 했으나, 장마당 세대는 이를 회피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암암리에 외국 문화를 즐긴 경우도 있다.

 

북한의 장마당 세대는 시장 경제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 자신의 발전을 위해 명문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점 등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존 사회 변화의 원동력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MZ세대와 장마당 세대는 닮아 있다.

 

당과 정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북한 당국에 있어 이러한 장마당 세대는 위협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1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세포비서대회에서 장마당 세대의 ‘인간개조론’을 언급하며 북한 청년들의 사상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 지도부가 이미 장마당 세대를 체제 변혁의 불씨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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