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후 1년… 올해는 어땠을까
이태원 참사 후 1년… 올해는 어땠을까
  • 오지웅 기자
  • 승인 2023.11.29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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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0·29 이태원 참사가 1주기를 맞이했다. 행정안전부는 작년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올해는 그동안과 다른 핼러윈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태원 참사는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10시 15분경 이태원동에 위치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에서 발생했다. 핼러윈을 즐기려는 인파가 골목에 집중돼 압사 사고가 일어났고, 159명이 사망했으며 197명이 부상을 입었다.

 

여러 외신은 이 사고가 예방 대책이 미비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CNN의 재난 관리 전문가인 줄리엣 카얌은 “당국은 많은 사람이 몰릴 것을 예상했을 것”이라며 “당국은 실시간으로 군중 수를 모니터링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필요한 경우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사고 현장 주변에 경찰 인력이 거의 없었다”며 목격자들의 말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인파를 통제할 주관 기관이 불분명해 안전 수칙이 부실한 것이 화를 키웠다”고 보도했다.

 

사고 이후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안(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발의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안건은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 ▲피해구제 심의위원회를 통한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 도움을 핵심으로 한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야당과 “특별법 추진은 참사를 총선용 이슈로 키우는 수순일 뿐”이라는 여당의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태원 참사의 여파로 올해 핼러윈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핼러윈 관련 품목들을 최소화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년보다 핼러윈 상품 수를 대폭 축소해 최소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는 핼러윈 대신 다가오는 ‘빼빼로 데이’에 주력해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했고, 창고형 대형 할인점 ‘코스트코’는 크리스마스 기획전을 앞당겨 관련 장식품들을 진열했다

 

핼러윈을 주제로 매년 축제를 열었던 놀이공원들도 올해는 달랐다. 롯데월드는 핼러윈 행사 대신 그룹 ‘엔하이픈’과 웹툰 IP인 ‘다크 문: 달의 제단’을 접목해 ‘다크문 위드 엔하이픈 인 롯데월드’ 행사를 개최했다. 웹툰 속 세계를 구현해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이상의 입장객을 유치했다. 에버랜드는 ‘해피 땡스기빙데이(추수감사절)’라는 주제로 화려한 정원부터 민속놀이 체험과 공연까지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 서울 경찰은 안전 통제에 주력했다. 경찰 620명과 경찰관 기동대 10개 부대 등 총 1,260명을 사고 취약 시간·장소에 투입했다. 주요 거리에는 안전 펜스를 설치해 시민들이 뒤엉키지 않고 오가도록 했다.

 

이날 홍대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마포구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20시 기준 홍대 관광특구에는 최대 9만 4,000여 명이 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예상한 7만 명을 웃도는 수치였다. 핼러윈 분장을 한 시민도 종종 보이는 등 홍대는 핼러윈 주말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강남은 평소 주말 저녁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9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28일부터 이틀간 인파 관련 소방 출동 건수는 0건이었다.

 

반면 이태원은 추모 분위기가 강했다. 참사 현장에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종일 이어졌다. 사고 현장 골목 옆에 마련된 추모의 벽에는 편지가 적힌 포스트잇과 음료, 과자, 꽃이 가득했다. 참사 1주기 당일인 29일에는 유족과 참석자들이 이태원역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을 거쳐 분향소가 마련된 시청역까지 행진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법률·시스템을 손보고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고를 겪고도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안전한 대한민국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더 나은 세상과 온전한 일상을 위해 우리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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