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에게 대학생 문제를 묻다
서울시장에게 대학생 문제를 묻다
  • 김지윤 기자
  • 승인 2011.11.02 16:46
  • 호수 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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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학생 관련 공약] ▲시립대 반값 등록금 추진 ▲저렵한 원룸텔 및 대학생용 임대주택(일명 '희망하우스') 2만 5천개 공급 ▲서울시 학자금 이자지원 ▲서울장학재단 기금과 수혜자 확대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및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투자기금>조성 - 대학 인재 연동 시스템 구축 ▲서울소재 2년제 전문기술대학 경쟁력 강화 및 저소득층 학자금 장학지원

 지난 26일,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기호 10번 무소속의 야권단일후보 박원순 씨가 53.40%(2,158,476표)를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박 시장은 20대에서 69%, 30대에서 76%, 40대에서 67%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번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를 놓고 20~40대 젊은층의 표심이 승부를 갈랐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기위해 박 시장은 어떤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을까. 지난 20일(목), 동국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당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였던 박원순 시장은 대학 학보사 기자 들과 공동인터뷰를 가졌다. 현장에서 다하지 못한 질의는 서면으로 답변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박 후보의 당선여부가 젊은 층(대학생)의 투표율에 달려있다고 한다. 실제로 20대에게 69%라는 과반수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다. 공약이행에 관하여 젊은 층(대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청년 세대는 우리 사회의 미래다. 등록금 걱정에 취업 걱정에 스스로 자신의 꿈을 축소시켜갈 수밖에 없는 청년들을 보면서 선배세대로서 미안하고 안타깝다. 나는 공약을 나열하는 것보다는 공약을 어떻게 지키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후보들이 수많은 공약을 나열해왔다. 그런데 안 지켜진 것이 많다. 한나라당이 내걸었던 반값등록금이 대표적이지 않은가.
 신뢰는 원칙과 일관성에서 나온다.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공약을 마련했다. 그러니 감시하고 촉구해달라. 반값 등록금만 하더라도 여러분들이 나서서 문제제기하고 힘을 모으니까 정치권이 분주해지지 않았는가.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주거 분야에서는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로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량 부족 못지 않게 높은 가격도 대학생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뉴타운 재개발이 서민들의 대학가?자취방?하숙집까지 삼켰다. 요즘 대학교 인근 하숙집, 원룸 월세가 40~50만원에 달한다고 들었다. 무척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단순히 공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인 맞춤형 원룸텔 등을 공급하겠다. 서울시에 있는 100평 이하의 자투리 땅을 활용하여 소규모 단지의 원룸텔을 새로 짓겠다. 현재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리모델링해서 대학생용 임대주택(희망하우스)으로 공급하는 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성동구청에서 ‘해피하우스’라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대학 근처 빈집을 수리해 싼 값에 학생들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이런 사업이 모든 대학 주변 지역으로 확대되도록 하겠다. 반값하숙집을 공급하면 주거비 부담을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시세에도 영향을 미쳐 급격한 전?월세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안이 발의 된지 약 4개월이 지났다. 아직까지 심의조차 안 되고 있다.  박 시장의 공약에 있는 조례안 제정은 기존의 방향에서 달라지는 점이 있나?
 얼마 전에 있었던 공청회에 나도 다녀왔다. 조례안이 발의되고도 처리가 늦어져 많은 대학생들이 실망했다. 이제라도 하루빨리 제정되어야 한다.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는 서울시가 학자금 이자를 지원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나의 공약은 서울주민에게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학자금을 대출받은 서울의 모든 대학생에게 이자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는 이를 2012년에 시행하는 것을 계획 중에 있다. 연간 106억 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든 학자금 대출 이자는 서울시가 부담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

박원순 시장은 일자리와 관련해서 '청년창업지원 및 사회적 기업' 공약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오세훈 전 시장은 '서울형 사회적 기업'과 '청년창업프로젝트'등의 청책을 마련했다. 오 시장의 경우 눈에 띄는 성과는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 일자리'에 대한 박 시장의 구상은 무엇이며, 구체적 실현을 위한 계획은 무엇인가?
 오 전 시장은 사회적 일자리 만들겠다고하며 많은 예산을 들였지만, 실제로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사회적 기업들의 절반이 문을 닫았다. 돈으로 사회적기업을 양산해내는 것이 문제다. 금융지원은 꼭 필요지만, 그것은 좋은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지원하는데 쓰여야한다. ‘사회투자기금’을 만들어서 그것이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이를 위해서는 중간에 지원기관이 필요하다. 대학생이 혼자 사업을 시작할 때, 경영 노하우와 관련된 지식이 유기적으로 뒷받침 돼야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상품화시켜 시장에 내보낼 수 있는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실천에 강하다.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현장의 구조에 관심을 쏟겠다. 이는 현실에서 실천 가능하다. 저서인 <세상을 바꾸는 1000개 직업>에서도 언급했다. 현재의 일자리는 제한돼있다. 블루오션을 찾아야한다. 새로운 사회를 바라보는 통찰력이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가 보인다. 실질적인 창업엑스포를 만들 계획이다. 미국의 스티븐 잡스나 빌게이츠와 같은 사람은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다. 사회적 구조와 시스템만 마련해주면 된다.

 서울시에서 일어난 집회와 시위 과정에서 많은 대학생이 연행되거나 물대포를 맞는 등 강경진압을 당해왔다. 서울시는 집회시위 과정에서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다원화된 사회에서 갈등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건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예방하는가의 문제다. 주전자 뚜껑을 열어놓고 물을 끓이면 넘치는 법이 없다. 소통의 통로가 제도적으로 보장되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수렴하도록 노력 하겠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변화된 정치참여방식에 주목하겠다. 정당의 당원이 되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 같은 제도적인 영역에서의 참여보다 시위나 집회, 온라인 활동과 같은 비제도적인 영역에서의 참여가 늘고 있다. 집회나 시위 자체에 주목하기보다 왜 집회나 시위 같은 비제도적인 영역에서의 참여가 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살펴보겠다.

서울시장으로서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꿈을 가져라. 내가 시장이 된다면, 마음 놓고 꿈꿀 수 없는 청년들의 짓눌린 현실을 바꾸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여러분은 더 나은 삶을 상상해야 한다. 여러분의 권리이고 의무기도 하다. 여러분의 참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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