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대> 세상은 정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솟대> 세상은 정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 가톨릭대학보
  • 승인 2012.02.16 16:39
  • 호수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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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학보의 솟대는 소재가 마땅치 않았다. 졸업생에게 할 말도, 새내기에게 할 말도 전부 20대 담론으로 귀결되어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할 말은 언제나 같다. 스펙이 아니라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 미치도록 노력하라. 자기계발서든, 유명강사의 강연이든, 인터넷에서 뉴스를 뒤적이든 대개 우리가 찾는 답은 대개 비슷하다. 그리고 그런 말 안 들어도 다들 안다. 누가 몰라서 이러고 있겠는가. 그러기엔 현실의 벽이 만만치 않게 높다.

 그래서 누군가 이런 문제를 겪는 개인에게 지혜로운 대답을 주려니 도무지 떠오르질 않았다. 그러다가 다른 생각을 해봤다. 개인에게서 눈을 돌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나 한번 지켜보자. 작년에는 그저 높아만 가는 취업난과 등록금 상승, 스펙 경쟁에 허덕이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때만 해도 세상은 꿈쩍 않고 계속 이대로 달려갈 것 같았으며 이 지루한 괴로움이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반값등록금이 이슈가 됐다. 20대의 힘으로 서울시장도 당선시켰다. 이런 식의 논쟁들 덕분에 어느 샌가 대학 등록금이 동결 혹은 인하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승 아닌 동결에 감사했지만 이젠 동결한 대학이 오히려 욕을 먹는다. 세상이 변했다.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걸 느낀다.

 어느새 쓸 것이 없다던 글도 여기에 쓰였다. 써야하지만 쓸게 없는 그 고민의 결과로 글이 나왔다. 정과 반의 갈등으로 어쨌든 예상치 못한 다음은 나온다. 중요한건 그 과정이 한번은 반으로 치우칠 수도 있고 정으로 치우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이 계속 이루어지면서 결국 발전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점이다. 항상 정으로만 갈 수도 없고 항상 반으로만 가는 것도 아닌 것이 현실이다.

 새내기도 졸업생도 정반합이 지배하는 세상 속을 사는 건 매한가지다. 항상 행복할 수만도, 항상 불행할 수만도 없다.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모순과 괴로움을 만나겠지만 과정만 계속된다면 후에 발전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세상 역시도 혼돈에서 탄생하여 끊임없는 정반합을 통해 지금의 질서를 가진 문명의 세계가 탄생했다. 그 방향성은 역시 정(正)방향이다. 그게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글로써 형식으로서 일깨워 주고 싶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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