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설문조사를 하는 것만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할 수 있을까? 인터내셔널 허브관 건립이 시작될 때부터 완공하여 공개될 때까지 학생들은 입점 업체가 무엇인지, 건물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알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완공 날짜조차 정확히 알지 못했다. 또한 캠퍼스 명칭 문제, 동아리방 이동 문제나 등록금 사용 공개 같은 여론을 들썩 이게 하는 모든 현안들이 무성한 뜬소문만 있고 정작 중요한 학교 측에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알아야 할 소식은 수강신청이나 장학금, 기숙사 입사 소식만이 아니다.
소통이 부재한 학교와 학생 사이에서, 더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 측에서 소통을 하려‘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점 업체에 대한 설문조사도 성심교정 7천여 명의 학우들 중 3백 5십 명 정도를 했을 뿐이다. 학생 의견 반영이‘필수’가 아니라 단지‘형식’에 지나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 모든 일이 결국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도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 학생들은 알지 못한다. 학생들과 상의하려 노력하기는커녕 정보도 알려주지 않는다. 이 문제로 인해 가장 심각하게 번지고 있는 그림자 중 하나는 학생들이 학교의 행동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강을 맞아 새 단장을 하여 말끔해진 학교의 모습에 많은 학생들이 반가워 할 것이다. 하지만 주인인 학생들이 없는 학교의 변신이 반갑지만은 않다. 이는 내가 기자이기 이전에, 가톨릭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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