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 21,31)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 21,31)
  • 김여명(신학·4)
  • 승인 2012.03.28 18:36
  • 호수 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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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비유를 들어 이렇게 말씀하신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에게 포도밭에 가서 일하라고 일렀다. 이에 맏아들은 싫다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고, 또 다른 아들은 가겠다고 말하였지만 정작 가지 않았다는 비유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고 물으신다. 또한,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 21,31)고 말씀하신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리와 창녀들을 그렇게 좋은 시선으로 보지는 않는다. 그런데 왜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 예수님 말씀은 모든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는 뜻은 아니다. 이 말씀을 문자 그대로만 듣는다면, 예수님은 죄를 지으며 살아가더라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뜻도 아니다.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저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보다는 그 말씀을 듣는 즉시 실천으로, 곧 삶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따르기보다 죄를 뉘우치고 반성하는 세리와 창녀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며 실천하라는 말이다.

 오늘날 신앙인들 중에는 믿음만을 강조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실천이 없는 믿음은 더욱 큰 불신만을 낳게 될 뿐이다. 이는 다른 모든 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교회 밖의 다른 어떤 이들도 믿음을 강조하며 자신을 믿어보라고 한다. 그러나 믿음만을 강조하는 말들은 더 이상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결국 세리와 창녀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이에 못지않게 우리도 말만 그럴싸하게 포장하며 행동에는 옮기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자신부터 말보다는 먼저 직접 실천함으로써 믿음이 싹트는 그런 사회가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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