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에 대한 어딘가 어수선한 대담
아웃사이더에 대한 어딘가 어수선한 대담
  • 양한솔 기자, 손예지 기자
  • 승인 2012.03.28 18:52
  • 호수 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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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소위 우리가 말하는 아웃사이더는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걸까. 그 기준도 그들의 심리도  애매하다. 다만 그들이 존재하고 늘어난다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최근 한 취업포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 생각하는 대학생이 3명 중 1명이라는 결과도 나왔다. 우리들은 어떤 사람을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하고 왜 그렇게 생각할까. 아웃사이더와 인사이더의 접점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은 뭘까에 대해 오상윤(국문`4), 김경민(사회복지`3) 김건규(사회`휴), 박수연(사회복지`2)등 의 학생이 자연스럽게 좌담회 형식으로 생각을 공유해 보았다.

양기자 : 기본적으로 깔고 가는 전제는 아웃사이더(이하 아싸)가 왕따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는 거에요. 그렇다고 아싸를 우리가 정의한다고 할 수도 없어요. 다만 우리가 어떤 사람을 아싸로 보는지, 아싸라 생각하는 사람은 왜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그들 나름대로 어떤 고민이 있는지 얘기해 봐요.

상윤 : 아싸도 어떻게 보면 사회의 변화에 맞춰 일어나는 현상 중에 하난 거 같아. 무턱대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 변화를 인정하고 어느 정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해. 커피 집 어디가도 대부분 다인용 테이블이지 1인용 테이블을 구비한 곳은 보기 드문데, 학교에서도 이런 문화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움직임을 보일 때가 된 거 같아. 우리학교에는 혼자서 쉴 공간자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니까.

경민 : 맞아 맞아, 우리학교에서 혼자 밥 못 잘 먹잖아. 우리나라 분위기가 그렇잖아

상윤 : 나는 혼자서 삼겹살도 먹으러 가봤어. 아저씨가 1인분은 안 된다고 쫓아냈는데, 나처럼 혼자 온 어떤 50대 아저씨가 사준다고 해서 둘이 함께 먹었어.(웃음)

건규 : 그런 거 말고도 학교 들어올 때부터 계속 안 어울리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요.

상윤 : 왜 그렇지?

경민 : 있어. 친해지려고 말을 걸어도 잘 안 받아 줘. 자기 세계관이 독특하거나 낯을 많이 가리나 보지. 수연이 처럼.

수연 : 왜 그래요 저한테, 저 아싸에요(웃음)

양기자 : 본인은 왜 아싸라고 생각 하세요?

수연 : 일단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것을 안 좋아 해요. 낯가림도 심하고 하지만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에요. 사람들에게 정주는 것을 싫어하는 거지. 왜냐면 정이 되게 빨리 드는 것을 스스로 잘 알아서 싫어요. 결국 정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니까 나중에 정 떼는 게 걱정이죠. 언젠가는 헤어질 사람들 이니까.

상윤 : 아니 넌 벌써부터 걱정해? 만나기도 전에 벌써 헤어질 생각을 하냐(웃음)

경민 : 근데 난 아싸에 대해 반대야. 솔직히 아싸에 대해 좋은 인상은 아니지. 아싸는 결국 대부분 투표도 안하고 학회 참여도 안하고 불이익을 원하든 원치 않던 학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점이 있어. 난 그래서 부정적인 시각이 없잖아 있어. 뭐 어쨌든 그래도 그런 문화를 존중해서 아싸들의 공간을 확충해줘야 한다고 생각해.

상윤 : 난 옛날엔 친구가 많다고 생각했어, 주변에서 볼 때는 내가 하도 이사람 저사람 만나고 선배도 많이 만나고 그렇게 보이나봐. 근데 정작 밥 먹을 사람이 없어. 그래서 내 스스로 아웃사이더라고 하는 거야. 난 친한 사람 되게 많고 술 먹을 때도 빨리 친해지는 편인데.

경민 : 그럼 넌 아싸가 아니야.

상윤 : 아니 그럴 수 있는데 밥 먹을 사람이 없어 정작.

경민 : 그럼 너가 사람을 얕게 사귀는 거 아니야?

상윤 : 아 딱히 그런 건 아닌데?

경민 : 뭐야 그럼?

상윤 : 몰라. 막상 삼겹살 같이 먹을 친구가 없어.

경민 : 아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자. 단순히 무리가 맘에 안 들어서 아싸가 됐다 쳐. 근데 무리가 싫은 사람이 여럿 있을 거 아냐. 그 사람들은. 왜 싫은 사람끼리 안 모이지? 그건 무리가 싫은 게 아니라 그냥 단체가 싫은 거잖아. 그런 사람들을 불쌍하게 바라봐야 될까? 아 하긴 아싸를 개인의 문제로 돌리면 안돼. 그건 편파적이 될 것 같아. 어쨌든 개인의 문제뿐이 아니지.

상윤 : 개인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

경민 : 뭐든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지.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 같아. 나도 솔직히 개인의 문제가 큰데 그렇게 안보는 거지. 학생회에서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어쩌면 아싸가 덜 생길 수도 있겠지. 학생회의 역할이 크지 아무래도. 그와 함께 그래도 개인이 편하다는 자리를 존중해줄 수 있어야 해.

양 기자 : 투표나 학생회 참여가 잘 안 되는 측면이 있잖아요. 학생회비도 안 걷히고 투표율도 낮고. 솔직히 그것 때문에 오히려 학생회들이 강수를 들기도 해요. 학생회들은 참여를 시키려고 한 건데. 그런 의미에서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아싸들이 사고방식이 잘못 됐다 고도 볼 수 있지 않나요? 학과가 나한테 해준 게 뭔데, 그런 식의 사고는 좀 아닌 것 같아.

경민 : 학과를 싫어하는 애들도 있는 거 같아. 근데 어떻게 보면 그 애들은 처음부터 참여를 할 거라는 기대를 아예 받지도 못한 걸지도 몰라. 아예 얘는 기대도 못 받아 봤던 거야. 무슨 뉘앙스인지 알겠어?? 그런 문화적인 문제도 있다는 거지.

상윤 : 케네디가 한말인가? 나라가 여러분에게 뭘 해줬는지 바라지 말고 여러분이 나라에게 뭘 해줬는지 생각해라. 나는 이 생각에 반대라서. 개인에게 바라기보다 먼저 국가에서 뭔가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건규 : 그건 그래요. 개강파티 같은 것도 보면 친한 애들이 있으면 가는데 친한 애들 없으면 안가거든요. 서로 친한 애들끼리만 챙겨서.. 아는 사람 없으면 뻘쭘 하더라고요. 아싸라면 그런데 아는 사람도 없는 데 안갈 거 아니에요.

상윤 : 그래 그런 걸 잘 해줘야지. 결국 성숙한 선후배 문화가 아직 부족한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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