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그들의 이야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그들의 이야기
  • 박소영 수습기자
  • 승인 2012.06.08 19:03
  • 호수 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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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성심극예술 연구회 워크숍

 지난달 31일(목) 오후 7시경 학생회관 소극장에서 ‘성심극예술연구회 32회 워크숍’ 공연이 열렸다. 이번 연극에서 학생들은 닐 사이먼 원작의 <굿닥터>를 직접 선보였다.

 극은 소재 찾기에 강박관념을 가진 작가 토니의 혼잣말로 시작된다. 작가는 방금 떠오른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며 관객들에게 들려주는 화자의 역할을 한다. 그는 네 개의 에피소드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첫 장 ‘재채기’의 이반은 출세욕을 갖고 있는 공원 관리부의 말단 공무원이다. 이반은 부인과 연극 관람을 하는 도중에 그가 일하는 관리부의 브라실로프 장관을 만나게 된다. 무의식중에 나온 이반의 재채기 내용물이 장관의 머리에 명중시켰다. 이반은 연극 관람 도중에도 장관에게 끝없이 사과를 한다. 장관은 화를 내지만, 연극이 끝난 후에도 일터에 찾아가 장관을 귀찮게 한다. 화가 난 장관은 이반에게 심한 말을 내뱉고, 그 말을 들은 이반은 마음에 있는 ‘깊은 무언가’가 무너져버리는 듯 한 느낌을 받는다.

 마지막 장 ‘생일선물’은 작가가 열아홉 살이었을 때의 일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생일선물로 여자를 선사해 주려고 한다. 순수한 아들은 아버지와 실랑이를 벌이고, 우여곡절 끝에 아들의 뜻을 받아들인 아버지는 결국 생일선물을 주지 못한 채 돌아온다. 하지만 곧 오해를 푼 부자는 서로의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극은 막을 내린다.

 이번 워크숍 기획을 맡은 전명찬(문화콘텐츠·2)학생은 “관객들은 극을 보며 얼핏 웃을 수 있겠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야기이다. 자세히 보면 평범해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밑바닥을 치밀하게 묘사하여 그들의 말 못할 고민을 토로하기 때문이다”고 했다.

 이반 아내역할을 맡은 이소영(국어국문·3)학생은 “각각의 장 안에서도 클라이막스가 있지만 다시 작가의 이야기로 귀결하는 옴니버스 극을 처음 연기하여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대에서 많이 연습을 못해서 암전과 음향효과에 배우들이 익숙하지 않아 실제 공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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