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갚고 싶소, 다만 취업시켜주시오!
빚을 갚고 싶소, 다만 취업시켜주시오!
  • 장재란 기자
  • 승인 2012.10.30 23:00
  • 호수 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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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사례(미국)

취업이 된다는 보장과 고소득의 희망으로 버텼다.

 본교에서 Global English Outreach(이하 GEO)수업을 진행 중인 Jason Ham교수는 한국이 좋아 한국에 왔다. 공교롭게도 그는 한국이 IMF로 크게 휘청거릴 때 입국했다. 중요한 것은 그가 ‘대학 공부를 마친지 얼마 안 된 시기에 왔기 때문’이 문제였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한국에 비해 무척 비싼 편이다. Jason교수가 대학을 다니던 1990년대 당시 등록금은 일 년에25000달러(당시 한국 환율로 대략 2천 5백만 원)이다. 당시 그는 바로 직장을 구했으나 환율을 보고 당황했다. 은행에 가서 돈을 바꾸어 보니, 1000원당 대략 50센트 정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얼른 진 빚을 생각해보았다. 터무니없었다. 한국에서는 생활할 수 있어도 미국의 학자금은 갚을 수가 없었다. 결국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다. 죄송했지만 어쩌겠는가. 취업 후 월급으로 상환한다는 점과 가장 밀접하게 접해다는 특징을 봤을 때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을.

 다행히도 한국은 경제위기를 빠른 시기에 회복하였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6년정도 꾸준히 한국에서 벌어서 상환한 끝에 빚이라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해방이었다! 그는 빚에서 해방 되었지만 미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을 해보니, 의학과 같이 긴 기간 동안 학부생활을 해야하는 친구들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빚의 진행형이다. 그나마 이들이 빚을 지면서라도 대학을 다니는 이유는 대학을 나오면 고소득의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런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없다면 무거운 학자금의 빚 굴레를 어떻게 견뎌내겠는가.

미국 대학생 파산, 월스트리트 시위를 기억한다.

 미국에서‘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공원에서 모여 시위를 했던 그들을 기억하는가? 그들은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른 부의 편중을 지적하며 1%만의 세상이라고 지적하며 시위에 가담하였다. 이 날, 시위에 가담한 사람들 중에는 미국의 대학생들도 있었다.

 본교 GEO프로그램에 소속된 Foreigner Teaching Assistant(이하 FTA)로 활동 중이며, 본교 교환학생으로 재학중인 Dan은 월스트리트 시위를 이렇게 기억한다. 이전까지는 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직장과 고소득이 보장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청년 실업률이 9%에 달하고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했다. ‘대학’에서 공부를 해도, 직장에서 잘리는 일이 주변에서 일어났고 직장을 구하기도 힘들거나 임금이 낮았다.

 금융권에 대한 분노와 함께 대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에 분노하였고 한편으로는 불안해했다. '대체 어떻게 살아가란 말인가?’

학자금의 빚은 취업난에도 계속된다.

 미국의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이 11.2%를 넘었다. 또한 미국 20세~25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2011년 3/4분기를 기준으로 14.7%에 달하는 실정이다. 미주경제신문에 따르면 학자금의 이자, 원리금 지불이 불가능해진 상태에 이른 비율이 불경기 직전인 2007년, 6.7%에서 불경기 당시인 2009년, 8.8%로 급등했다고 한다. 미국대학 진학 및 성공 연구소(Institute for College Access and Success)에서 면접을 통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시적 혹은 장기적 실업 상태, 파산한 상태임에도 이자와 원금 상환은 계속 진행되어 대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실업 상태로 이자 상환에 기한을 달라고 요구해도‘주변 사람에게 빌려서라도 갚아라’라는 답변을 하는 식이라고 나타났다.

 Dan은“모든 사람에게는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음에 동의 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동시에“교육은 모두가 받을 수 없다”며 “돈이 없는 사람들은 대학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라고 말한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져, 10명중 6명이 대학을 입학하고 있는 미국에서 취업하지 못한, 혹은 직장에서 잘린 대학생들은 어떻게 해야 학자금을 갚을 수 있는가? 생활도 어려운 상황에, 일단 취업이 되어야 돈을 갚든 할 것 아닌가?

내 미래를 샀으면 취업을 시켜주시오.

 취업 후 상환 학자금의 골자는‘미래에 있을 취업’을 담보한다는 것이다. 취업을 담보를 할 때는 적어도 Jason교수가 공부했을 때와 같이‘취업을 할 수 있다’는 보장과‘고학력의 인력으로 그에 상응하는 수입을 벌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전제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러한 전제가 없이 빚만 진다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개인으로, 이차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간과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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