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만인보 2부-캠퍼스 로드] 위험사회, 역곡
[선거 만인보 2부-캠퍼스 로드] 위험사회, 역곡
  • 이연정기자
  • 승인 2015.03.19 20:59
  • 호수 2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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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13일. 페이스북 익명 페이지인 가톨릭대학교 대나무숲에 ‘역곡 너무 위험하네요’ 라는 문장을 시작으로 한 글이 올라왔다. 새벽 두 시, ‘학교가는 길’ 골목에서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4명에게 위협을 당할 뻔 했다는 내용이다. 댓글에는‘역곡은 항상 위험한 동네’, ‘저 골목은 늘 위험한 것 같아’ 등 학교로 가는 골목길이 위험하다는 내용의 댓글이 다수였다. 낮에는 시끌벅적하던 학교 앞 대학로는 밤 열한 시만 넘어가면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골목이 되어버린다. 실제로 기자가 밤길 체험을 해 본 결과 정문에서 GS25시 편의점까지 걸었을 때 단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대학생들이 머물러 사는 대학로는 아이러니하게도 대학생들이 불안해하며 사는 곳이 되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대학로가 얼마나 위험한지 살펴보았다.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의하면 부천시 원미구에 신상정보가 등록되어 공개된 성범죄자는 3명이다. 하지만 역곡 파출소에 의한 자료제공에 따르면, 역곡 2동에 신상정보 ‘공개’ 는 되지 않았지만 ‘등록’된 성범죄자 수는 무려 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경찰청의 ‘2008년~2012년 상반기(1월~6월) 5대 범죄 발생∙검거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국 경찰서 관할구역 기준으로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본교가 위치한 원미구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제시한 범죄율이나 익명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비추어봤을 때 학생들은 불안에 떨면서 대학로를 거닐 수밖에 없다. 인하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최동배 교수의 ‘주거환경에 따른 범죄 발생 및 예방 대책에 관한 연구’ 에 따르면 범죄와 관련한 주거환경의 특징으로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과‘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꼽았다.

원미구 1인 가구 비율 24%, 부천시 중 가장 높은 비율

오마이뉴스는 서울시내 중 1인 가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유형을 조사하였다. 1인 가구가 가장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유형은‘대학가 인접형’ 이다. ‘대학가 인접형’ 은 대중교통과 접근성이 좋은 대학가에 인접해 학생을 비롯하여 젊은 직장인 등이 주로 산다. 또한 다가구/다세대 원룸 등 리빙텔과 하숙집이 주로 밀집돼 ‘자취촌’을 형성 하기도 한다.

본교가 속해있는 원미구의 1인 가구의 비율은 어떨까. 통계청에 따르면 본교와 부천대학이 속한 원미구의 1인 가구의 비율이 무려 24%로 부천시 내 원미구, 소사구(18%), 오정구(20%)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서울 시내의 예로 서강대학교가 위치한 마포구 신수동은 총 6,422가구 중 20%인 1,306가구가 1인가구이다.

동국대학교가 위치한 중구 을지로동과 서울대학교가 위치한 관악구 신림동 또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70%넘는 비율을 차지한다.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과 범죄의 연관성에 대해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잠금장치가 허술한 연립 주택들이 밀집된 구역과 이동인구가 많은 지역. 이동 인구가 많다는 것은 자취촌이 형성되어 있다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이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공간적 특징이다” 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인구과밀현상 보이는 원미구

부천시청에 따르면 부천시는 2010년 기준으로 인구밀도가 무려 1㎢당 1만5868명에 달한다. 부천시 중에서도 원미구가 면적 21㎢에 인구밀도 2만1224명으로 가장 복잡했다. 부천시의 이와 같은 인구밀도는 경기도 41개 시∙군∙구 중에서 수원시 팔달구(1만613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으며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가 평군(59.6명)과 비교해서는 266배나 더 높다.

대학가 근처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해 이수정 교수는“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치안활동을 해 점진적으로 치안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라고 말하며 지역사회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교 또한 27대‘어깨동무’ 총학생회의 ‘안전을 위하여’ 공약으로 하루 평균 2대 가량이 매일 밤 8시~12시까지 본교 대학가를 순찰하고 있다. 다른 예로 충남지방경찰청은 도내 10개 대학과 학교주변 범죄예방을 위해 학교와 경찰이 공동대처하기로 협의하였다. 나사렛대학교는 2008년부터 학생 12명으로 구성 된 주∙야간 학내∙외 범죄예방 순찰활동을 하는 ‘캠퍼스 폴리스’ 와 천안서북경찰서와 합동 순찰을 하기도 한다. 자위방범체계 구축과 함께 지역사회 범죄예방을 대학, 시민, 지역사회가 합심해서 노력해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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