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 위법성 논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중앙선관위 위법성 논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 조유진 기자, 엄지영 기자
  • 승인 2022.05.11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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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월 13일 열렸던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서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 예비 후보자가 대의원 8인과 재선거를 목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 구성의 위법성을 문제 삼기로 담합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대표였던 서주은(심리・3) 학생은 전학대회 운영 미숙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퇴했다. 총동연 측은 본보와의 인터뷰 및 입장문 게시를 통해 담합을 주도한 것이 절대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제보자가 이에 대한 입장문을 게시하면서 사건의 진실은 알 수 없게 됐다.

2022학년도 재선거의 중선관위 구성 인원은 총 5명으로, 기존 중선관위원의 수의 절반 정도에 그쳤다. 총학생회 회칙 제211조[중앙선거관리위원회] 2항에 따르면 10인 이상으로 중선관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일반 학우들의 지원이 저조한 까닭으로 1인 모집에 그쳤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 재선거를 담당한 중선관위 구성의 위법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구성인원의 미달로 본교 총학생회 회칙*에 위배된다고 보는 관점에서는, 충분하지 않은 숫자의 위원들에 의해 이루어진 의결이므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중선관위는 과반수제로 업무를 추진하기 때문에 위원 인원수에 따라 의안 가・부결 여부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족수 미달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211조[중앙선거관리위원회] 4항 '구성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인원수가 10인 미만일 경우 추가 모집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10인 이상으로 구성한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내정치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중선관위원 모집 당시, 추가 모집을 했음에도 지원자가 없었으며, 인원 미달에 대한 적절한 규정이 미비했으므로 10인 이하로 구성되는 것이 불가피했다. 민주적 정당성을 위해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 우선인지, 민주적인 학생회 구성을 위해 선거를 우선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전 비대위원장은 선거에는 정해진 때가 있기 때문에 선거를 미루는 것보다 부족한 인원이어도 선거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번 사건은 중선관위 구성의 위법성보다는 사회 변화에 따른 회칙 개정의 필요성과 저조한 학내 정치 참여도에 초점을 맞추고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일련의 사건 이후 중운위는 공정한 회칙 제・개정 및 폐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법제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법제위원회를 구성했고, 5월 3일 [가톨릭대학교 총학생회칙]법제위원회 운영세칙 제 5조 [구성]**에 근거해 법제위원회 10인이 위촉됐다. 법제위원회는 안건의 시급함을 감안해 구성된 첫날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에 상정될 '총학생회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건 부분 개정안', '총선거세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건 부분 개정안'을 검토했다.

**(2항 '법제위원회는 각 호에 해당하는 인원으로 구성됨을 원칙으로 한다.' 1호 중앙운영위원 전원 2호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 중 총학생회장이 추천하는 1인  3호 각 단과대학 집행위원 중 단과대학 학생회장이 추천하는 1인  4호 총동아리연합회 집행위원회에서 총동아리연합회장이 추천하는 1인  5호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모집 공고를 통해 선출된 2인)

한편, 지난 5월 10일 있었던 확대운영위원회에서는 단과대학 예산안 인준의 건과 함께 총학생회 및 총선거 세칙 부분 개정안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법제위원회의 검토를 거친 두 개의 개정안은 각각 참석 대표자 34인 중 30인의 동의로 의결 정족수 23인을 넘어 가결됐다. 더불어 지난 전학대회에서의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점을 감안해, 중앙운영위원회 주관 공청회 개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해당 안건 역시 34인 중 28인의 찬성으로 통과됐으며, 공청회는 담합 논란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목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과 마찬가지로 다른 대학들 역시 학생들의 학생 사회에 대한 무관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에 등교하기 어려워지면서 학생사회 및 학교 자체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고, 이로 인해 많은 학생이 학내 자치에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중선관위 구성의 문제 역시 학생들의 무관심을 넘어선 외면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의 학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다.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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