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총학생회 후보 '사계', 공약 톺아보기(2) - 교육 및 학생자치
[오피니언] 총학생회 후보 '사계', 공약 톺아보기(2) - 교육 및 학생자치
  • 조유진 기자
  • 승인 2022.11.29 14:0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공약 톺아보기 기사에 이어, 본 기사에서는 교육 및 학생자치 분야의 주요 공약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23일 공약설명회나 에브리타임, 직접 제보 등 여러 창구를 통해 제보된 학생들의 의견을 담아 전달하고자 한다. '사계'의 자세한 공약은 정책 자료집(링크)에 있으며 2022 총선거는 11월 28일부터 3일간 진행된다.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목소리에 총학회장단 후보 측이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교육 및 시설개선

1. 군 e-러닝 과목 증설

군 e-러닝은 2022학년도 1학기 기준 광운대, 서강대, 인하대 등 174개 대학이 시행 중인 정책이다. 군 복무 기간에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여 군 전역 이후 학업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2년 개설됐다.

 

현재 우리 학교는 P/NP 방식의 취업 관련 교양 2과목(핵심취업전략, 생애진로와커리어디자인)에 대해서만 운영하고 있고, 정원 역시 각각 50명으로 한정되어 있어 많은 해당 학생들의 아쉬움을 샀다. 군 e-러닝은 학생들이 꾸준히 요청해왔던 만큼 적은 과목 수와 제한 인원수 상향에 대한 개선안 논의가 필요하다. 단, 군 복무 중인 점을 고려해 기존의 P/NP 성적 처리 방식은 유지하되, 수요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가 개설될 수 있도록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2. 전임교원 충원 요구

총학생회장단 후보 '사계'는 정책자료집에서 '분반이 부족한 과목에 대한 전임강사 충원'을 목적으로 전임교원 충원 요구 및 분반 증설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교원 충원은 이전부터 제기되어온 문제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사회학과 교수 충원을 주장하기 위해 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TF팀이 조직되었던 사례가 있다. 전임교원 충원 문제의 본질은 교육권 보장이지만, 서로 다른 이유로 개별 학과에서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학교 본부와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인 만큼, 문제에 대한 전반적인 통찰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사계' 후보자 측이 공청회에서 '절차의 합리성'이 중요함을 이야기한 만큼, 학과 학생회 등과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학문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3. 취업 관련 강의 증설

해당 공약은 학생들이 원하는 취업 강의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한 후, '좀 더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설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공약집에서 언급된 것처럼 교내장학금 수혜를 위한 비정규 교과목의 개편을 염두에 두었다. 학생 복지와 교육 차원에서 의도는 좋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불명확하다는 것이 허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수요조사 역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표집이 가능할지, 그렇다면 그 수치는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또한, 진정 도움이 되는 과목이나 활동이 무엇인지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양적 지표가 없기 때문에 그 기준을 타당하게 설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그러나 장학금 제도의 개편이 우선일지, 과목의 증설을 통한 학생들의 스트리밍 비율을 줄이는 것이 우선일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란이 있다. 본부와의 소통의 시작점에 서있는 이때, 총학생회가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 학생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실험실 및 실험 기자재 교체

실험실 시설 개선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공약이다. 공약집에 따르면, 현재 본교 실험실의 상당수는 노후화된 실험 공간과 기자재로 인해 안전과 학습권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로 성심관과 다솔관의 시설 보수가 필요하다는 학생들의 불만 사항이 다수 접수된 상황이다. 실험실 비품 관리는 총학생회의 주된 업무가 아니기 때문에 담당 부서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하는 등의 행정적인 체계화도 필요하다. 또한, 정기 안전 점검의 적절한 주기나 교체 기준, 그리고 안전 관리 책임의 주체 등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도 추가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항을 전산・체계화한다면 앞으로의 기자재 관리와 더불어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자치

1. 총학생회 학생 참여예산제도 및 분기별 공청회

'사계'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분기별 공청회는 총학생회 공약 이행 및 활동에 대한 점검과 학생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만든 자리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러한 분기별 공청회 자리를 통해 학생의 수요에 맞게 총학생회 예산을 적절히 분배하고, 관련 요구 사항에 대해 논의하고자 '총학생회 학생 참여예산제도'를 공약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까지 이러한 공청회 형식의 자리에서 학생들의 참여도가 저조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학생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지금의 학생사회는 파편화되어 학내 자치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상황이다. 현재 학교에는 오프라인 공론장에 익숙하지 않은 일명 '코로나 학번(20학번 이후)'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세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획해야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숨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익명으로 제출한 요구안이라 할지라도 가치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한 공청회 익명 발의 제도 등에 대한 고민 역시 이루어지면 더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교내 홍보게시물 부착 규정 관련 대응

교내 홍보게시물 부착 규정과 관련하여 규정의 완화 및 해제를 통해 학생 소통 수단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공약이다. 해당 공약은 민주적인 학풍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학생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사계'는 규격 제한의 '완화'를 이야기하며 학교 측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더불어, 이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해제보단 완화에 초점을 두고 발언하였기 때문에 해당 안건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임할 것이 예상된다.

 

게시물 부착의 건은 2018년 총학생회 때부터 매년 결의하고 항의해왔던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반영되지 못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어떠한 이유로 규정이 유지되고 있는지 그 자세한 내용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학교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규격 제한에서 대자보는 예외로 두는 등 규제 완화와 개정에 열린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3. 대학 본부와 학생 정책 협약 및 협의체 구성

교학 협의체의 조직은 지난 총학생회 '다:함'의 주요 공약이었다. 그 결과 2021년에는 총학생회장단-처장 간 논의 자리의 정례화를 통해 부분 이행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사제도 등 학교 정책 변경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협의체 구성에 방점을 두어 학교 본부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꾀하는 것은 더 나은 학생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학교 정책 결정 시 관련 내용을 공지하고 질문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이나 건의가 수용될 수 있을지는 우려스럽다. 이는 총학생회의 능력과 재량에 달린 것으로, 학교와 학생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부분이다.

 

총평

총학생회장단 후보 '사계'가 당선된다면, 2022년 일 년간 비워졌던 학생사회의 공백을 메꾸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것보다는 기존 정책의 보완과 개선점을 시사하는 공약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이 결코 부적절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실현할 수 있는 현실에 집중하여 공약을 끝까지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약이 아직까지 청사진 단계다.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하여 학생들의 큰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은 '사계' 팀이 극복해야 할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장학금 관련 의제나 제2 전공생의 차등등록금 문제 등 학생사회에서 계속해서 제기되었던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부재하다. 따라서 관련 내용의 추가적인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총학생회는 사소한 학생 생활의 개선뿐만 아니라 민주적인 대학으로의 이행이라는 과제를 지닌다. 학생이 학교의 구성원이자 교육 주체로서 존중받아야 함을 어필하고 소통하기 위한 담론을 진행하는 것은 학생 대표자로서의 책임이기도 하다. 다만, 대학 민주화와 관련된 공약의 미비는 지난 일 년의 공백기 동안 학생사회가 얼마나 퇴보했는지 보여주는 뼈 아픈 현실이다. 학교 본부와 학생은 서로 소통을 통해 상생할 수 있다. 총학생회장단 후보 '사계'는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의 개진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총학생회는 무엇보다 학생사회를 대표하는 자치 기구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통감하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학생들 역시 '사계'의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학생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지 않으면서 변화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우리 역시 학생사회의 일원으로서 잘못되거나 부족한 사항은 비판하고 때로는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더 나은 가톨릭대학교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aaann 2022-12-03 02:12:48
정보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