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4호를 준비하며 기자라는 직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고등학생 때 여러 기자단을 하며 기자라는 확고한 꿈을 갖게 됐다. 하지만 학보사 기자는 홍보를 위해 환영받는 취재를 다녔던 고등학교 때와는 많이 달랐다. 기자로서 특정제보를 받거나 석연찮은 점을 발견하면 그것에 대해 파헤쳐야 한다는 것은 지금의 나에겐 아직은 어렵다고 느껴진다. 또한 취재를 반기지 않는,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알게 됐다.기사를 준비하며 여러 제보를 받았다. 그 중 하나는 기사화 됐을 시 특정기관 혹은 특정인물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제보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내용이어서 취재만 잘 한다면 교내 화젯거리가 될 것 같았다.일단 기사를 위해 취재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총동연 재선거 관련 기사들은 한 지면을 할애하는 그 양도 양이지만 가독성을 위한 간략화 과정이 아쉬웠다. 반면 263호에서 다뤘던 재선거 이후 총동연과 선관위의 입장 관련 기사들에서는 이 점이 크게 개선되었다. 더욱이 이 기사와 ‘박문각 에듀’관련 기사들은 우리 인간이 한 집단에 속함으로써 세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방향과 개인의 행위가 때론 얼마나 편협하고 이기적일 수 있는 지를 보여주었다. 4면, 대학 언론 관련 기사에서는 국내 대학 언론들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기사에서 밝히듯이 국내에 존재하는 여러 대학 언론의 위기는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대 학보도 학생들, 즉 독자들의 무관심 속에 위기를 맞이하는 것 같아 아쉽기 그지없다. 필자가 입학 당시 처음 읽어 보았던 학보에 대한 솔직한

방금도 97학번 학생이 찾아와서 밥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갔어요. 93년도에 SPACE가 생겼고 저희는 95년도부터 일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곧 영업한지 20년 됩니다. 요즘 학생들은 SPACE가 오래된 줄 모르지만 방학이나 주말엔 졸업생들이 옛 생각에 자주 찾아오곤 해요. 그래서 가게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요.벽화도 99학번 '애니켓' 학생들이 그린거예요. 원래는 가게 전체가 벽화와 낙서들로 빽빽했어요. 4년 전까지만 해도 여학생들은 남학생 목마를 타고 올라가서 낙서할 정도였으니까요. 가게 문 앞에 걸린 사진들도 다 90년대부터 00년대 학생들의 흔적이에요. 사진에서처럼 함께 사진도 찍고 형, 누나라고 부르며 친밀하게 지냈어요. 한참 학생운동을 하던 때라 학생운동 전단지를 가게에 숨기기도 했

총학생회에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 합법적이지만 부정의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겨우내 불법을 면하면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절차상 문제가 없는,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홀로 내팽겨친 이들이 감히 어느 누구에게 자신의 처지를 토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실 총학생회는 이 질문들에 이미 답했다. 불법이지 않았기에 가만히 있었고 홀로 남겨진 12명이 왜 말할 수 없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상식의 부재고 공감의 부재다.상식은 세상을 이루는 수없이 많은 약속, 공공선을 바탕으로 하는 총체적 결과물

지난 달 22일(금). 페이스북 뿐 아니라 여러 메스컴에 헌혈로 유명인사가 된 김건우 (국제관계·3) 학생을 만났다. 화창했던 날씨만큼 인사를 건네는 그의 표정도 밝았다.뿌듯함으로 시작한 헌혈만 18세가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한 헌혈. 가까운 지인이 아플 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던 그였지만 모아둔 헌혈증으로 도움을 주게 되었다. 그런 뿌듯함이 지금의 ‘헌혈 왕’이라 불리는 그를 만들었다. 입대 바로 전 날 30장의 헌혈증이 모여 은장을 받았고 군에 입대한 후에도 헌혈을 멈추지 않았다. 헌혈증 50장. 장병 최초로 금장을 수여 받으며 군내에서 헌혈 붐을 일으켰다. 헌혈부족국가로 지정된 대한민국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들이 군에 모였으니 군인들에게 헌혈을 장려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대대장님께 건의를 한

# 커피에 대한 전설 6세기 경, 에티오피아에 양치기 칼디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부터인지 밤이 되면 양들이 춤을 추며 날뛰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칼디는 양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알고 보니 양들이 어떤 나무 열매를 먹고 잠을 청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칼디는 그 열매를 직접 씹어 보았다. 이상하게도 기분이 좋아져서 흥분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근처의 수도원에 찾아가 수도원장에게 열매에 대한 신기한 이야기를 했다. 원장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며 열매를 불속에 던졌고 구워진 열매는 향긋한 냄새를 풍겼다. 놀란 원장은 구워진 열매를 갈아서 물에 녹여 마셔보았고 밤중에 정신이 말끔해 지는 것을 경험했다. 순간 스치듯 생각난 것이 수도승들에게 이 물을 마시게 하고 수행에 정진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 전설은

혹시 청개구리라고 얄궂은 비난을 들어본 적 있나. 그렇다면 여기 짤막한 용기의 글을 읽어보라. 우리가 아는 청개구리의 일화는 이렇다. 항상 말 안 듣는 아들 청개구리가 있었다. 엄마개구리가 산에 가서 놀라고 하면 냇가에 가는 말썽쟁이 청개구리. 엄마 개구리는 곧 죽을 때가 되자 말 안 듣는 아들을 염려해 냇가에 묻어 달라고 한다. 그래야 꼭 산에 묻어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마개구리가 죽은 후에 아들 개구리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 주고자 냇가에 묻는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혹시나 무덤이 떠내려갈까 냇가에서 개굴개굴 운다. 표면적으로는 불효자의 최후를 비유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뿐일까?사실 우리는 청개구리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 자연계에서 청개구리가 멸종위기를 맞아 비상이다. 우리

J :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전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소장, 현 한국 교육사회학회 부회장과 교수학습센터장으로 계시면서 각종 교육관련 토론과 칼럼 기고를 통해 활발하게 외부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안다. 교내 강의 뿐 아니라 교외 활동을 통해 체감하는 공교육은 실제로 죽어가고 있나?성기선 교수 (이하 성) : 그렇다. 제도교육에 대한 위기의식은 계속해서 반복되고 수많은 갈등이 있어 왔다. 그 첫 번째는 1980년대에 있었다. ‘제도교육이, 학교가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고 있는가’에 대한 위기의식이었다. 사회는 왜곡되어 있는데 학교는 눈을 감고 있다. 군부독재시대는 비민주적으로 언론이 탄압받고 자본의 논리에 따라서 노동이 체계적으로 지배당하는 척박한 현실이었다. 학교는 장부주도에 의해 좌지우

그 어느 때보다도 이른 한가위로 유난히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한 2학기 초다. 얼마 안 있으면 짙은 녹음을 뽐내던 나무들이 서서히 붉은 옷을 갈아입고 가을의 정취를 우리에게 안겨줄 것이다. 다들 가을을 만끽할 준비는 되었는지 궁금해진다.9월 2일자 264호 학보에서는 총학생회의 공약 중간점검 특집을 메인 테마로 부문별 공약 내용과 이행 사항을 학보사 자체분석에 따라 결과물을 ‘나열’하였다. 0번으로 시작하는 총 5개 부문의 공약에는 분명히 경중의 차이가 존재함에도 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채 성급한 도식화로 독자들에게 괴리감만을 안겨준 점은 매우 아쉽다. ‘공약 이행률 52.8%? 1학기에 내가 모르는 뭔가 있었어?’셔틀버스 무료화와 마을버스와의 공존은 해묵은 논쟁거리이자 거의 매해마다 총학의 단골

필자는 ‘복사골 뼈해장국’이다. 주인아저씨하고 함께한 세월도 벌써 15년. 우리 가게의 신선한 점이라면 승용차로 배달하는 거다, 지금은 차종이 마티즈인데 옛날에는 티코였다. 손님의 80%는 홀에서 먹고 나머지 20%는 배달이나 포장을 한다. 적은 수라도 아저씨는 날씨 관계없이 손님이 부르면 가야 된다고 한다. 직접 와서 먹을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배달을 시키면 배달비도 따로 받지 않으면서 요구르트도 넣어준다. 홀에서 먹으면 따뜻하게 바로 먹을 수 있지만 배달은 식으니까 미안해서. 해장국보다 따뜻한 아저씨다. 아저씨는 돈을 목적으로 장사하지 않는다. 일단, 음식점은 밥이나 먹고 가는 장소가 아니라는 마음을 보시라. 가게 안에서 정다운 말도 나누고 쉬어야 한다는 마음. 지난 시간 동안 동네에 수 없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온 등록금과 학교와의 근거리 확보에 따른 주거경비의 부담 및 고물가 등의 삼중고는 '고등교육법' 제2조제1호에 열거된 ‘대학’의 구성원이자 '교육기본법' 제3조의 학습과 교육에 관한 권리를 향유하는 대다수 ‘대학생’들이 직면한 경제적인 여건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물론 우리 학교의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등록금을 유지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많은 대학들이 장학금 지급률을 높여 대선 공약 파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던 이른바 ‘반값 등록금’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정보공시에 기초한 교육부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666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0.24%(1만7천원) 내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2013년 전국 사립대학교

페이스 북에 본보를 칭찬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정식 기자가 되어 신문을 낸 건 딱 한번뿐이지만, 수습으로 있었던 1학기와 여름방학 동안의 노력을 떠올리면 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달콤한 몇 줄에 자만해지면 안 된다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몇 천부 뽑아내서 그 중 얼마 안 되는 소수만 열심히 본보를 읽는다 해도 절대 나태해 질 수 없다. 아직도 나는 학생기자와 학보가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고민으로의 투쟁 중 이지만, 그럼에도 한 가지, 눈에 보이는 것만 좇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신한다. ‘과연 내가 학보사 기자가 아니라면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싶은 생각이 자주 든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여러 어른들과 학생들에게 가르침을 받고 학교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금씩 알아갈 마다 그렇다.

학보사 홈페이지에 한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홈페이지를 통한 제보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던 터라 오랜만에 들어온 제보에 살짝 설렜다. 콩닥콩닥한 마음을 뒤로 하고 클릭해봤다. 글의 제목은 ‘착한패션 하티즌을 제보합니다’이었는데 어딘가 모르게 ‘하티즌’ 이라는 이름은 익숙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다가 아차! 싶었다. 유니크모먼트에 입점해 있는 바로 그 브랜드였다. 연인의 커플룩으로 유명한, 일명 ‘두손을 모으면 하트가 완성’되는 맨투맨을 판매하는 곳이었다(커플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솔로들에게는 쓰라린 상처만 남긴). 페이스북을 통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하티즌의 구성원들이 본교 학생이었다는 점에 한 번 놀라고, 그 학생들이 학보사에 제보해 줬다는 사실에 두 번 놀랐다. 이 흥분이 가시기 전에 제보자에게 연락을

1. ‘가톨릭대학교 대나무숲’이라는 페이지는 어떤 페이지인가요? 소개 부탁드립니다.내 이름 걸고 하기 힘든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러한 사연을 제보자분이 올려주시면 익명으로 대신 게재해 드리고, 그 사연에 대해 학우님들께서 댓글 달아주시고 의견도 주시는 그런 페이지에요. 단, 민감한 사회문제라든가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글은 편집자와 상의해서 거르거나 내용을 순화해서 올리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2. ‘가톨릭대학교 대나무숲’이라는 페이지를 만들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처음 대나무숲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때에요. 그 때는 트위터가 원조였어요. 트위터는 익명이니까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공유하면 그냥 글을 올리는 거였는데 비밀번호가 공유다 보니 해킹도 당하고 테

최근 다솔관에서 롱보드를 타고 언덕을 질주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이번 학기에 신설된 롱보드 소모임이다. 학기 초에는 인상 깊은 문구들(화석~신입생/사람~유인원/폭넓은 회원 스펙트럼 등)이 적힌 홍보 포스터로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몰랐던 사실이 있다. 롱보드 소모임의 이름이 ‘롱보드’가 아니었다! 홍보 포스터에조차 실지 않고 회원들에게 조차 비밀로 했던 롱보드 소모임의 진짜 이름이 지금 이 자리에서 밝혀진다.보드를 사랑한 자유인들롱보드 소모임의 진짜 이름은 ‘Cats Long(이하 캣츠 롱)’이다. 캣츠 롱의 역사를 살펴보자면 스노우보드 소모임 ‘Cats Ride(캣츠 라이드)’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이름이 비슷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현재 캣츠 롱의 설립자인 안재혁

우리는 평소에 장애를 가진 사람을 바라볼 때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혹시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은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헬렌 켈러는 ‘장애는 단지 불편할 뿐 불행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시각장애 1급(전맹) 판정을 받았음에도 세상을 더 밝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본교 강승현(특수교육·2) 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장애를 숨기기보다 당당하게 드러내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평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불행이 아닌 시작2008년 3월, 만개한 벚꽃과 함께 중학교 3학년 생활을 시작하려는 그에게 옥상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몸에 성한 곳은 없을 정도의 심한 부상. 몸 전체에 20번 이상의 수술과 100여일의 입원을 거친 후 그는 시각장애 1급(전맹) 판정을

학우들의 옷이 많이 얇아지고 있다. 다가오는 기말고사와 더워지는 날씨 속에서 과제로 힘들어 하는 학우들도 많이 보인다.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기라도 하듯 요 근래에 내린 단비로 기분 좋은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더위의 불쾌감은 이렇듯 쉽게 사라지지만 잊지 말아야 할 슬픔도 있었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병폐를 낱낱이 드러냈으며 교훈을 남겼다. 머지않은 방학과 월드컵으로 조금은 들떠 있던 필자에게 262호 개교기념특집 학보는 마음에 조그마한 경종을 울려주었다. 이번 호 1면과 3면에는 지난 호에서 살폈던 ‘총동연 선거’의 이후 행보를 다뤘는데 ‘중운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재선거 문제점에 대한 회의자들의 대응방식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우리가 서 있는 이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