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참 다채롭다. 간혹은 여름이 벌써 왔나 하는 더운 기운을 느끼는 날도 있고, 이제는 더 이상 입지 않겠지 하며 넣어둔 두꺼운 옷을 다시 꺼내 입는 비바람 거센 날도 있다. 5월은 유독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성인의 날, 유권자의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석가탄신일 등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나서 사랑과 감사, 그리고 성숙과 경건을 새기고 표현할 수 있는 날이다. 특히 본교는 5월에 개교기념일과 함께 잠시 책과 펜을 놓고 학생들과 교직원,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젊음의 야단법석을 떠는 축제도 열린다. 하지만 5월은 우리사회에 있어서 의미 깊은 역사, 가슴 아픈 기억이 많은 달이기도 하다. 5월은 근로의 날부터 시작한다. 이 날은 통상 근로와 근로자의 중요함을 기념하는

1923년 일본에서 법조인이 쓴 글이‘아카하타‘라는 잡지 창간호의 앙케트에 실린 적 있다. 내용은 대략 “일본과 한국의 합병은 어떤 미사여구로 치장하더라도 실제로 그 이면은 자본주의적 제국주의의 침략이라고 생각한다. 침략당한 조선 민중이 점점 더 착취당하고, 압박당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특히 조선 민중의 착취와 압박이 눈에 띄는 것은 무대가 무대인 점과 지나친 미명 아래 이루어진 합병의 실상이 너무나 참혹하다는 선명한 대조다. 나는 이러한 의미에서 조선 민중의 해방운동에 특단의 주의와 노력을 바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이다. 읽고 있는 독자들은 이 글의 저자가 법조인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인 김병로, 이인 혹은 허헌을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글의 저자는 일본의 인권변호사인 후세 다츠지이다. 그

본교 취업지원팀 홈페이지에서 넥슨 네트웍스의 채용정보가 올라온 것을 보고 이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공고에는 ‘게임 운영’과 ‘게임 QA’ 두 직무에 대한 지원자를 모집했었고, 저는 ’게임운영’ 직무가 서비스업종이기 때문에 지원하였습니다. 대학 시절 아르바이트 경험이 많았기에 다른 직무보다 게임운영의 업무 파악이 용이할 것이라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넥슨 네트웍스의 채용과정은 △서류심사 △1차 면접 △2차 면접의 세 단계로 이루어졌습니다. 토익, 오픽 등 입사지원에 제한이 없어 지원자가 굉장히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뽑히기 위해 제가 선택했던 전략은 ‘적당히 튀자!’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내용이 가득한 자기소개서와 같은 복장과 머리를 한

몇 년 전 대전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던 한 법인이 기존 시설이 낡고 비좁아서 새로 이전할 곳을 찾고 있었다. 여러 곳을 둘러본 끝에 도심 외곽의 한 동네에 적합한 부지를 사고 장애인 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구청에 행정절차까지 마쳤다. 하지만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의 신축은 커다란 장벽을 만나게 된다. 이전부터 살고 있었던 주민들이 시설의 건축을 거세게 반대한 것이다. 당시 원주민들의 반대운동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 건축반대의 뜻을 담은 현수막으로 동네를 거의 도배하다시피 했고 반대운동에 동참하는 주민들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정보를 교환하고 반대운동을 펼쳤다. 현수막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주민들이 장애인 시설을 반대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중증 장애인들이

운이 좋게 저는 2015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교환학생이 결정된 후 당시 가장 큰 이슈였던 난민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대부분 한국 미디어는 난민이 IS의 멤버일지도 모르며 국내에서도 테러를 계획하는 중 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미디어를 보며 중동 난민은 모두 테러리스트일지 모른다는 의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에 와서 ‘왜 유럽에서는 테러리스트일지 모르는 난민들을 돕자고 하는 걸까?’ 라는 물음을 갖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대답은 실제로 제가 난민들을 겪어 보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행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저는 곧바로 난민 캠프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베오그라드 ‘Miksaliste’ 라는 센터에서 자원

3월은 여러 가지가 공존하는 시기이다.계절은 따뜻해지는 봄의 시작이지만 가끔 찾아오는 꽃샘추위는 아직 가시지 않은 겨울의 동거를 알려준다. 학생들은 학년을 새로 시작하거나, 상급 학교에 입학하는 달이 3월인데 새로움에 대한 흥분과 기대, 그리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약간의 두려운 감정도 공존하는 것 같다. 새내기 대학생 역시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대학생활에 대한 걱정도 있겠지만, 수년간 짓눌러온 입시의 압박감에서 해방되었다는 즐거운 기분이 훨씬 더 커 보여서인지 3월의 캠퍼스는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이러한 밝은 분위기가 있지만 새 학기의 시작과 함께 대학에서는 비슷한 종류의 어두운 소식도 매년 어김없이 들려온다. 그것은 대학 내의 폭력사건에 관한 언론의 보도인데 요즘은 SNS를

동아리 활동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아리 간의 경쟁은 치열하다. 특히나, 비슷한 컨텐츠를 포함하고 있는 동아리들 간의 경쟁은 더더욱 치열하다. 대부분 알고 있는 특정 동아리들 간의 분쟁을 보면 그 단상을 조금은 알 수 있다. 뭐, 그렇다고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아니고, 어쨌든 현재 많은 동아리들은 총동아리연합회의 동아리 평가를 중요시 생각한다. 따라서 꽤나 비중이 크게 차지하는 자체평가보고서를 정말 꼼꼼히 적기도 하고, 활동 또한 일일이 기록으로 남겨 증거를 삼는다.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동아리 활동에 투명성을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학생회의 회계가 불투명하다는 이야기들에 비해, 동아리의 회계가 불투명하다거나, 하는 말은 잘 나오지

구름이 잔뜩 낀 일상이다. 이것을 해도 짜증나고, 저것을 해도 영 시원찮다. 원래 혼자 있는 시간에 여유를 즐기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혼자 있으면 점점 더 깊은 우울함에 잠긴다. 기분 나쁜 감정을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친구와 만나 실컷 놀면 즐겁지만, 집으로 돌아와 혼자 있으면 다시 나만의 지하실로 들어가 버린다.최근의 우울한 이유가 딱히 근사한건 아니다. 그저 내 또래 친구들이 모두 한 번쯤 했을법한 진로에 대한 고민이라던가,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을 조금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이 정말 옳은지도 모르겠다.한 번은 고등학교 친구와 만나 몇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19세기 후반에 미국의 과학자이자 교육자인 윌리엄클라크가 학생들에게 들려준 유명한 말인 “Boys, be ambitious”를 우리말로 번역한 표현인 “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는 의기소침해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의 젊은이들은 어떤 좋은 말을 해도 활기를 찾기 힘든 소위 ‘학습된 무기력’ 상태에 있다. 열심히 노력하지만 별로 나아지는 것이 없고, 앞으로의 미래도 그렇게 밝지 않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작용하면서 요즈음의 젊은이들은 과거 어느 때의 젊은이들보다 무기력하고 활동성이 적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 ‘국제시장’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듯이 50, 60, 70년대의 젊은이들은 지금의 젊은이들보다 어려운 시절을 경험했다. 일을 하고 싶어도 일할 직장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실제 연애와 작품에서의 모습이 많이 비슷하죠. 무조건 실제 소재에서 가져오기 때문에 재미있고 진정성 있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부산 토박이 메리와 서울 남자 윌. 윌유메리미는이 둘의 12살의 나이 차와 지역을 뛰어넘은 알콩달콩한 연애스토리다. 여자 친구밖에 모르고 자상한 윌과 밝고 사랑스러운 메리의 에피소드는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한다. 그동안은 2030대 여성 독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남성 독자들까지 조금씩 마인드C 작가의 싸인회에 찾아오곤 한단다.보통 연애시절을 세세하게 기억하지 못 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다 기억하고 그리셨나요?만화 그리려고요.(웃음) 아내는 연애할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 하는데, 저는 섬세하고 예민한 편이라 대부분 기억하는 편이에요. 그 때 아내가 무슨

최근 대학들은 그야말로 학생회 부재의 시대라고 할 만큼 학생회 구성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많다. 작년에는 32개 서울시내 대학 중 21개 대학에서 단일후보로 총학생회 선거를 치렀으며, 그 중 10개의 대학에서는 결국 투표율 미달로 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하였다고 한다.우리 학교도 작년 11월, 투표율 미달로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하였다. 재작년 선거에서도 투표율 미달로 총학생회 구성에 실패했었고 그 재선거에서도 총학생회장 선출에 실패함으로써 결국 1년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보낼 수밖에 없었는데, 총학생회 부재에 불편함을 느낀 학우들이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투표율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사실 이와 같은 투표율 저하현상은 대학에서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른바 민주화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 198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지나고, 어느덧 봄을 맞은 우리 교정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등교하는 학생들로 가득합니다. 다들가벼운 발걸음으로 새로운 강의실에 들어가 오랜만에 만나는 학우들과 인사도 나누고 봄기운을 닮은 새내기들을 맞느라 분주해보이네요. 우리는 한학기 시작을 앞둔 이 시점에서 작년을 돌아보며 보다 나은 한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15년의 핫이슈라 하면 단연 총학생회의 부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학우들의 여러 대화의 장에서 끊임없이 거론되곤 했었죠. 개표 이전부터 우려되었던 것처럼 총학생회와 이공대, 인예대 학생회장 선거의 경우 투표권자 중 1/2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무효처리되었고, 생활대 학생회장 선거도 두 개의 투표함의 오차율이 5

누군가 나에게 “너는 언제가 제일 행복했어?” 라고 물어보면나는 “재수할 때가 제일 행복했어” 라고 대답한다. 나의 대답을 들은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어이없어하거나 아예 나의 대답을 무시하기도 하지만 나는 사람들의 이런 반응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 역시도 내가 이런 대답을 하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내 대답을 들은 나를 모르는 누군가는 ‘그 전에는 얼마나 불행했길래’ 하며 안타까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재수할 때 나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서 노력했고, 다음날을 기대하며 잠들었다. 매 순간이 나의 꿈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수능이 끝나면 하고 싶었던 혼자 여행하기, 못 만났던 친구들 만나기, 주말에 늦잠 자기

저는 부모님 두 분 모두 교직 경험을 갖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 때까지 장래 희망으로 교사를 적어낸 기억이 단 한번도 없습니다. 심지어 사범대학에 진학하면서도 제가 교사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마음 속에 생각하고 있던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에 비해 스스로가 한참이나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 학교라는 공간보다 더 넓은 의미에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구조를 바꾸는 일보다는 사람 한명 한명을 바꾸는 일이 더 보람 있고 실현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던 차에, 지금 재직하고 있는 학교에서 적은 시수의 시간강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뒤돌아보지 않고 지원하여 비정규직으로 3년을 일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지난 연말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세계 성 격차(평등) 지수’ 조사에서 대한민국은 조사대상 145개 국가 가운데 115위를 기록했다.OECD 가입국에다 경제와 무역 관련한 지표는 늘 세계 10위권 내외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더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세계 성 격차 지수가 115위라는 것에 대해서 일부 남성들은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는 반응도 있었다.더구나 이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낮은 순위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프리카의 르완다가 6위를 기록한 것이다. 르완다는 GDP 비교만으로는 우리나라의 0.4%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지구상 최빈국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1994년에는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내전으로 석 달 동안 100만여 명이 살해당했고

“아일랜드가 어딘데?”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나라이다. 아일랜드로 출국 전에 주변 사람들이 어디에 가냐고 물을 때면 항상 “영국 옆에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 아일랜드로 가게 됐어”라고 얼마나 많이 말해왔는지 모른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나 조차도 그저 영국 옆에 있고, 유럽연합에 속하며 영어를 쓰는 작은 나라라고만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아일랜드에서 내가 경험한 썰을 풀기 전에, 아일랜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간단하게나마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기네스의 나라라는 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흑맥주의 브랜드인 기네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내가 살던 집에서 10분만 걸어가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기네스 공장이 보인다. 길거리를 조금만 걷다보면 펍에 앉아 기네스를 마시고 있는

최근 K-무크(Massive Open Online Course, MOOC)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무크는 교육부와 국가 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여 지난해 10월에 개통한 ‘한국형 온라인 교육강좌’로 학습자의 숫자에 제한 없이 (Massive), 누구나/어디서나(Open), 온라인(Online)을 통해 제공되는 대학 강의(Course)를 말한다. 무크는 2012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성장을 하였고, 현재는 코세라(Coursera), 에덱스(edX), 유다시티(Udacity) 등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500개가 넘는 무크 제공 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개통한 K-무크는 이러한 무크의 한국형 모델로서 현재 국내 10개 대학에서 27개 강좌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무크는 학생들에게 관